
미국 보건복지부가 ‘타이레놀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기존 입장을 철회했다.
로이터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각) 취재진을 만나 “임신 중 투여한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이 확실하게 자폐증을 유발한다고 말하기에는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케네디 장관은 “여전히 많은 동물 실험, 혈액 검사, 관찰 연구가 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증의 연관성을 암시하고 있다”며 “건강을 위해 이 약물을 신중히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이 자녀의 자폐증 발병에 매우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기존에는 임산부에게도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진 덕분에 임신 중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해열 진통제다.
의학계와 제약산업계는 해당 주장에 거세게 반발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은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폐증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부족하고, 오랜 시간 전 세계 임산부들이 복용해온 만큼 이미 그 안전성을 입증해왔다고 밝혔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임신 초기에 고열이 지속되면 태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의료 전문가와 상의 후 복용을 권고한다”고 안내했다.
논쟁은 결국 법적 공방으로 이어졌다. 최근 미국 텍사스주 법무장관은 “자폐증이나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와의 연관성을 고의로 숨겼다”며 타이레놀 제조사 켄뷰를 고소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으로 촉발된 논란이 점점 확산됐지만, 이번에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 발 물러서면서 수면 아래로 내려갈 지 주목된다.
켄뷰 측도 이번 케네디 장관의 발언 후 성명을 내고 “타이레놀을 의료진의 상담 하에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는 장관의 발언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면서도 “당사는 이미 타이레놀의 라벨에 그런 내용을 명시하고 있었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