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필수의료의 문제는 이제 국민들도 아는 ‘국가 당면 문제’가 됐다. 다른 의사에 비해 돈을 적게 벌고 의료분쟁 위험이 높아 젊은 의사들의 기피 분야다. 소아청소년과는 더 심하다. 동네 소아과의원은 폐업이 속출하고, 소아과 의사는 미용 일반의, 요양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아기의 응급 수술 전문의가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저출산 현상이 소아과 쇠퇴의 원인 중 하나이지만 출산율이 높아져도 문제다. 혈관 수술이 필요한 우리 아기를 살리는 전문의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원의 17%만 채운 소아청소년과…“우리 아기 아프면 어떡해”
보건복지부의 2025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는 전체 정원의 17%만 채웠다. 내과, 외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등 다른 필수과와 비교해도 크게 낮다. 소청과 전공의는 지난 10년 동안 필수과 중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의정사태 이전인 2024년 3월과 비교해도 40%나 줄었다. 수도권을 벗어나면 소아과 전공의는 아예 찾아보기 어렵다. 새벽에도 아기의 응급 수술을 위해 서울로 와야 한다는 얘기다.
의료수가 너무 낮아 병원 유지 힘들어…의료분쟁 스트레스도 가중
급기야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가 4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나이 든 의사들의 대를 이을 전공의들이 사라지고 있어 소아청소년 의료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학회는 병의원 유지가 힘들 정도로 의료수가가 낮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해 소청과 전공의와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약 90%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의료사고 및 법적 분쟁에 대한 걱정도 젊은 의사들이 소청과를 기피하고 있는 원인이다.
큰 병원에서도 아기 응급 수술 못해…새벽에 우리 아기는 어디로 가야 하나?
소아과는 동네병원만 떠올리면 안 된다. 아기의 수술을 위해선 새벽에도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 하지만 상급종합병원에서도 소아과의사는 대접을 제대로 못받고 있다. 다른 과에 비해 돈을 못 벌어오기 때문에 의사 정원이 계속 묶여 있다. 학회의 2025년 실태조사에서 전국 수련병원 93개 중 24시간 응급진료가 가능한 병원은 46%에 불과했다. 수도권, 비수도권 모두 절반 이상이 응급 소아 환자가 발생했을 때 24시간 진료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면 우리 아기는 어디로 가야 할까?
소아과 병의원 없는 지자체 “너무 많아”…대책은?
특히 지역은 소아과 병의원이 ‘소멸’ 직전이다. 학회에 따르면 소청과 의원 자체가 없는 지방자치단체도 58곳이나 된다. 지방에선 아기가 아파도 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 학회는 소아청소년 의료의 법적·제도적 지원 기반 확립, 소아청소년 의료 전담 부서 신설로 정책의 일관성과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진료 수가 현실화, 재정 지원,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 환자 피해자 구제 등 다양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저출산 대책도 필요하지만 이미 태어난 아기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