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생 시기 주의력 문제가 있는 아동은 청소년기 흡연이나 비행 행동을 더 많이 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는 장애로, 주의 집중에 어려움을 겪고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며 과잉행동을 보이는 특징을 보인다. 이로 인해 학업 및 대인관계에 문제가 발생하기 쉽고, 장기적으로 물질 남용이나 범죄 연루 등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가 다수 보고됐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주로 성인기에 나타나는 결과에 초점을 맞췄고,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연계한 연구는 드물었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 대규모 출생 코호트 데이터를 분석해 아동기 주의력 문제가 청소년기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했다.
미국 럿거스 로버트 우드 존슨 의대 연구팀은 1998년에서 2000년 사이 미국 대도시에서 태어난 아동 약 5000명을 추적 조사한 대규모 출생 코호트 연구 데이터를 활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9세 시점의 주의력 문제와 15세 시점의 위험 행동에 관한 데이터가 있는 청소년 2716명이 최종 분석 대상이었다.
아동기 주의력 문제는 주양육자가 작성한 행동 체크리스트로 평가했으며, 표본 평균보다 1표준편차를 초과하는 경우를 주의력 문제 ‘높음’으로 분류했다. 이후 청소년기에는 흡연과 음주, 절도, 싸움 등을 포함한 비행 행동 경험을 조사했다.
주의력 문제 ‘높음’ 아동, 청소년기 흡연·비행 위험 두 배 이상 높아
분석 결과, 연구 대상 아동의 약 18%가 9세 때 주의력 문제 점수에서 ‘높음’에 속했는데, 이 아이들은 15세 시점에 흡연과 비행 행동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자세히 보면, ‘높음’ 점수를 받은 아동의 9%가 흡연을 한 경험이 있었는데, 이는 점수가 높지 않은 아동(4%)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였다. 성별, 인종, 가계 소득, 부모의 교육 수준 등 인구통계학적 요인을 고려한 후에도 흡연 위험은 여전히 두 배 이상 높았다.
또한 싸움, 절도, 기물 파손 등의 비행 점수도 또래보다 약 30% 높았다. 특히, 심각한 싸움이나 타인에게 상해를 입히는 공격적 행동, 소매치기나 절도 같은 재산 관련 범죄가 두드러졌다.
기존 연구에서 밝혀진 ADHD와 뇌 발달과의 연관성
이번 연구 결과는 ADHD나 유사한 주의력 문제를 가진 아동이 흡연과 반사회적 행동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기존 연구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연구진은 그 이유 중 하나로 아동기의 주의력 문제가 충동성, 판단력 부족, 자기조절 어려움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꼽았다. 이러한 특성은 청소년기 위험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이번 연구에서 뇌 기전에 대한 직접적인 분석을 실시하지는 않았지만, 기존 연구에 따르면 주의력 문제와 충동성은 의사결정 및 보상 처리에 관여하는 뇌 영역의 발달·변화와 연관돼 있다. 이로 인해 청소년은 흡연이나 규칙 위반과 같은 행동에서 얻는 즉각적인 보상에는 더 민감하지만, 장기적 결과를 고려하는 능력은 떨어질 수 있다.
연구저자인 미리엄 카세우스는 “아동기 주의력 문제 점수가 높을수록 청소년기 흡연 및 비행 행동 위험이 높았다”며 “초등학교 시기 아동에 대한 주의력 문제 조기 선별과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부모 교육, 학급 내 지원, 행동치료 등 조기 개입이 위험 행동 가능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로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으며, 트라우마 노출이나 부모의 양육 방식 등 측정되지 않은 요인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한, 청소년기 행동에 대한 내용이 자가보고 형식을 취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연구진은 향후 장기 추적을 통해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영향을 확인하고, 개입 시기와 방법에 따른 효과 차이를 살펴볼 계획이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주의력장애 저널(Journal of Attention Disorders)》에 ‘Attention Problems in Childhood and Subsequent Health Risk Behaviors in Adolescence(doi.org/10.1177/10870547251352364)’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