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류독감 첫 중환자에게서 돌연변이 발견"

캐나다 중환자 소년처럼 상기도 세포로 침투하기 쉬운 유전자 변화

미국의 조류독감(H5N1) 감염 첫 중증환자에게서 H5N1이 사람들을 더 쉽게 감염시킬 수 있는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조류독감(H5N1) 감염 첫 중증환자에게서 H5N1이 사람들을 더 쉽게 감염시킬 수 있는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보고서를 토대로 뉴욕타임스(NYT)가 2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CDC 보건요원들은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에 사는 이 환자의 코와 목에서 채취한 샘플 분석을 통해 H5N1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몇 가지 우려스러운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이러한 돌연변이 중 하나는 지난달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조류 독감에 걸린 10대 청소년으로부터 채취한 바이러스 샘플에서 나온 것과 같았다. 이 10대 청소년은 장시간 입원하는 내내 인공호흡기를 착용해야 했다.

CDC 연구진은 환자에게서 관찰된 돌연변이가 바이러스가 상기도의 세포를 더 쉽게 감염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들은 26일 기관 웹사이트에 게시된 보고서에서 이러한 돌연변이가 “우려된다”면서 “이러한 변화가 동물 숙주에서 발견되거나 감염 초기 단계(증상 발현 후 며칠 이내)에 발견되면 밀접 접촉자로의 확산을 촉진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돌연변이는 감염 후기 단계에서 발견됐으며 유전자 샘플에서 자주 발생하지는 않았다. 또 루이지애나의 환자에서 다른 사람으로 바이러스가 퍼졌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CDC는 밝혔다. 샘플에서 발견된 돌연변이만으로는 바이러스가 사람들 사이에서 퍼지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CDC에 따르면 루이지애나 환자를 감염시킨 뒷마당 가금류 무리의 H5N1 샘플에는 유전적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 이는 자연계의 바이러스가 아직 관련 돌연변이를 획득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추가적인 인간 사례마다 H5N1이 사람들에게 더 많이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한 사람에서 다음 사람으로 퍼질 수 있는 잠재력을 갖게 된다.

독감 시즌이 계속됨에 따라 이는 더욱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H5N1과 계절성 독감에 감염된 사람의 경우 바이러스가 유전자를 바꿔 조류 독감이 계절성 독감만큼 효율적으로 사람 간에 전파될 수 있다.

캐나다 서스캐처원대의 안젤라 라스무센 교수(바이러스학)는 “사람이 감염된다면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더 잘 적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게 될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에게 정말 해를 끼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H5N1가 인간 세포와 결합해 세포 안으로 침투하는 것 뿐 아니라 내부에서 새로운 바이러스를 복제하고 배출할 수 있어야 전파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올해 미국에서는 60몀인 넘는 사람이 조류 독감에 감염됐다. 대부분 감염된 소나 가금류에서 발생했다. 다행히 바이러스는 아직 사람들 사이에서 쉽게 퍼지지 않으며 저온 살균 유제품은 섭취해도 안전하다.

그러나 젖소와 가금류의 발병으로 인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전국적으로 계란 가격이 상승했다. 이번 주 오리건주의 농업 관계자들은 집고양이 한 마리가 조류 독감에 걸려 바이러스에 오염된 냉동 생 칠면조 사료를 먹은 후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감염된 사료를 만든 반려동물 사료 회사인 노스웨스트 내추럴스는 24일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인 고양이 칠면조 제품을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다음 링크(https://www.cdc.gov/bird-flu/spotlights/h5n1-response-12232024.html)에서 해당 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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