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먹은 와사비 때문에 가슴 통증? 심장마비와 비슷한 '이 병'

좌심실의 근육을 비틀어 증상이 발생

가슴을 누르고 있는 여성
와사비를 아보카도로 착각해 먹는 바람에 타보츠코병에 걸린 첫 사례가 나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이스라엘 브엘세바에 사는 60세 여성 A씨는 결혼식에서 음식을 즐기는 동안 가슴에서 고통스러운 압박을 느꼈다. 통증은 이내 팔로 퍼져나갔다. 이런 느낌이 몇 시간 동안 지속되다 통증이 가라앉았다.

그녀는 다음날 가슴 통증이 다시 찾아오고 몸에 힘이 없자 병원을 찾았다. 응급실 의사들은 초음파 검사를 하면서 심장 좌심실에서 비정상적 활동을 감지했다. 심장 근육의 일부 분절이 전혀 수축하지 않았고, 수축이 줄어든 분절도 있었다.

의사들은 A 씨가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과 같은 심장 마비와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실연증후군’으로 알려진 타코츠보(takotsubo) 심근병증이라는 질환을 앓고 있다고 판단했다. 타코츠보는 문어를 잡는 데 쓰이는 일본 항아리다. 이 질환은 좌심실의 근육을 뒤틀어 목이 좁은 문어를 잡는 항아리처럼 보이게 한다.

그녀는 스테로이드와 혈압을 낮추는 약물을 투여받았다. 동맥과 정맥을 이완시키는 ACE 억제제와 스트레스 호르몬이 심장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는 베타 차단제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녀는 심장재활센터로 보내졌으며 한 달 뒤 심장초음파검사에서 심장 활동이 정상이란 판정을 받았다.

의사들은 이 질환을 약물사용, 신경질환, 신체적 또는 정서적 스트레스, 특정 식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일으킨다고 생각했다.

의외의 원인이 밝혀졌다. 증상이 나타나기 몇 분 전 그녀는 와사비를 아보카도로 착각하고 티스푼 크기로 떠서 먹었다. 와사비 섭취가 실연증후군을 일으킨 첫 사례다. 와사비에 들어있는 일부 화합물은 항암제처럼 건강에 유익할 수 있지만 많은 양을 삼키면 극심한 스트레스 반응으로 심장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이 사례는 대중과학매체인 '라이브 사이언스'가 보도했다.

Takotsubo 병은 주로 심한 스트레스나 감정적 충격 후에 발생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이별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심장의 좌심실이 일시적으로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는 것이 특징이다. 중년 이상의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이 병의 주된 증상은 가슴 통증, 호흡 곤란, 심계항진(심장이 빠르게 뛰는 느낌), 어지러움, 실신 등으로 심근경색과 유사하지만 관상동맥이 막히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대개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초기에는 심장 기능을 안정시키기 위해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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