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동자가 뿌옇게 떠"...생후 13주만에 안경 쓴 아이, 무슨 사연?

갓 태어난 아이 눈동자에 뿌연 혼탁 증상, 선천백내장 진단으로 왼쪽 눈의 수정체 제거...생후 13주 만에 첫 안경을 맞췄고 콘택트렌즈 처방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선천 백내장 진단을 받은 아기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진='더미러' 보도내용 캡처]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선천 백내장 진단을 받은 아기의 사연이 소개됐다.

영국 일간 미러가 보도한 바에 의하면, 런던 동부 월섬스토에 사는 로티 맥케나(33세)는 지난 해 9월 딸 베아트릭스를 출산했다. 몇 주 지나지 않아 로티는 딸의 눈에 뭔가 이상이 있음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아이의 눈에서 빛이 반사되는 양상이 이상했고, 눈동자 한가운데에 마치 ‘작은 구름(small cloud)’이 떠 있는 것처럼 뿌연 자국이 보였다.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을 때 로티는 의사의 반응을 보고 심각한 상황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렇게 12월 초, 베아트릭스는 생후 10주만에 왼쪽 눈에 선천성 편측 백내장(congenital unilateral cataract) 진단을 받았다.

베아트릭스는 12월 19일에 전신 마취를 하고 2시간 동안에 걸쳐 왼쪽 눈의 수정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베아트릭스는 생후 13주 만에 첫 안경을 맞췄고 콘택트렌즈 처방을 받았다. 로티는 “베아트릭스의 안경 처방전의 도수는 +26”이라며 “기본적으로 안경 없이는 아무것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안과전문의는 디옵터(diopter, 눈의 굴절 이상 정도는 표시하는 표준 단위)를 사용해 시력 교정에 필요한 도수를 결정한다. 양(+)이든 음(-)이든 디옵터가 0에서 멀어질수록 더 많은 교정이 필요하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처방전의 일반적인 측정 범위는 -5에서 +3 디옵터 사이다. 측정값이 양(+)인 경우는 원시가 있어 가까운 물체를 잘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숫자가 높을수록 더 많은 교정이 필요하며, +3이 넘어가면 고도원시로 본다.

처음에는 아기에게 안경을 씌우는 일이 쉽지 않았다. 수술 다음 날부터는 하루에 여러 번 세 가지 종류의 안약을 넣어주기 시작했고, 밤에는 눈을 긁지 않도록 드레싱을 해주어야 한다. 재활치료를 통해 뇌가 다른 쪽 눈은 여전히 제기능을 하고 있음을 인식하도록 하는 과제도 있다. 하지만 아이의 눈에 인공수정체를 넣기 위해서는 적어도 여덟 살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 때가 되도 여전히 왼쪽 눈이 실명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로티는 “매우 드물고 발견하기가 어려워 아이가 태어났을 때 발견하지 못했다”며 “편측성 백내장의 경우,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가능한 한 빠르게 진단·제거하기 위한 경주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초기 발견 어려운 선천백내장

선천백내장은 신생아가 태어날 때 이미 백내장을 가지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신생아의 시력은 출생 후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발달하기 때문에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시각 기능이 발달하지 못해 약시 등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신생아는 의사표현 능력이 없으므로 초기에 발견하지 못해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선천백내장은 대부분 원인을 알 수 없지만 유전성이거나, 태내 감염, 대사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의하면, 선천 백내장은 한쪽 눈 또는 양쪽 눈 모두에 올 수 있다. 신생아는 이상증상을 표현할 수 없으므로 양육자는 다음의 증상이 나타나면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검은 눈동자가 희게 혼탁되어 보임 △생후 3개월이 지나도 엄마와 눈을 잘 맞추지 못함 △불빛이나 햇빛에 눈을 못 뜰 정도로 심하게 눈부셔 함 △눈이 자주 충혈되거나 눈물이 많이 나고, 눈꼽이 심하게 낌 △사람이나 사물을 바라볼 때 눈이 떨림 △이동하는 물체를 잘 따라서 보지 못함 △사람이나 사물을 볼 때 고개를 기울이거나 돌려서 봄 △시선이나 초점이 똑바르지 않아 보임 △사람이나 사물을 바라볼 때 아이의 눈이 떨림 △눈앞에 사물을 한 번에 잘 잡지 못하고 헛손질을 함 △눈을 자꾸 비비거나 깜박임

이 같은 증상이 있다고 반드시 선천백내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증상이 계속될 경우에는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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