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교수 집단행동 시 '명령' 검토... "국민 납득 어려울 것"
간호대 15년동안 75%↑ 여전히 인원 부족...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개편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정부가 의대 증원과 관련해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지 않을 시 오는 18일 교수 전원 사직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사직 교수들에 대해 '각종 명령을 검토 중에 있다'는 뜻을 밝혔다.
12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은 "교수들도 기본적으로 의료인이기에 의료 현장을 떠나면 의료법에 근거한 각종 명령이 가능하다"며 "지금 그것을 한다, 안 한다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도 정부가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총회를 열어 "정부가 사태 해결에 진정성 있는 합리적인 방안도출에 나서지 않으면 18일을 기점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방재승 비대위원장은 "사직서 제출은 개별적인 것"이라면서도 "(교수) 전원이 사직서 제출에 합의해 줬다"고 부연했다.
의대 교수마저 사직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의료 공백을 우려하는 시선이 많아지고 있다. 이날 박 차관은 교수 사직과 관련해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집단사직으로 환자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어떠한 경우에도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의사로서의 소명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교수 사회의 살아 있는 양심을 믿으며 집단사직 의사를 철회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만, 박 차관은 의대 교수들과의 대화의 문은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대 교수와) 여러 경로와 채널을 통해서 대화를 하고 있다"며 "(교수들과 공식 대화 일정이) 잡혀있다. 진행되는 대로 설명 드리겠다"고 전했다.
또한 이날 대한전공의협회 박단 회장과 전공의·수험생 대표가 교육부와 복지부를 상대로 행정 소송·집행정지신청을 제기했다. 이와 동시에 공중파 방송을 통해 대국민 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박 차관은 "이 내용은 법정에서 다퉈야 될 내용 같다"며 "법정에서 다퉈야 될 내용을 국민들 앞에서 토론하는 거는 맞지 않는 것 같다"고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간호사 15년 새 75%↑ 여전히 부족...의료개혁 반드시 완수
정부는 2000명 의대 정원 확대를 비롯한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박 차관은 의대 정원 확대를 근거로 간호대 증원은 15년 동안 73% 늘렸음에도 여전히 인력이 부족한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간호대 증원은 2010년 1만4385명에서 오는 2025년 정원은 2만4883명으로 15년 동안 73% 가량 늘렸다"며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간호 인력의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원을 늘려도 급증하는 의료 수요를 따라잡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같은 의료인인 의사 정원은 27년간 정체될 뿐 아니라 오히려 2000년 이후에는 감소했다. 이로 인해 의료체계의 왜곡은 가속화됐다"고 덧붙였다.
정부, 전문의 중심 의료 개편...전공의, 전문의의 반으로
정부는 수련생인 전공의의 이탈로 생긴 의료 불편이 그간 전공의에게 지나치게 의존해 온 의료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공의 값싼 노동력으로 운영되는 왜곡된 병원 구조를 바로 잡고, 전문의 중심의 질 높은 의료로 개편할 것을 약속했다.
주요 내용은 먼저, 전문의 배치 기준을 강화해 병원의 전문의 고용 확대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의료 기관 설립 시 의사 배치 기준을 개정해 전공의를 전문의의 절반(2분의 1)로 산정하는 등 전문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대학병원 전문의 일자리의 절대적인 수도 함께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박 차관은 "그 첫걸음으로 현재 1700명 규모의 국립대병원 전임교수 정원을 오는 2027년까지 1000명 이상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입원전담전문의제도를 개선하고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확대해 전문의 중심 인력 운영을 뒷받침하겠다"며 "장기고용을 보편화하고 육아휴직과 재충전을 위한 연구년 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수가 지원도 병행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