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유전자' 찾았다...소아당뇨 위험 최대 5배 높아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곽수헌 교수 연구팀
20세 미만에 발병한 2형 당뇨병은 성인기 발병한 것과 유전적 특성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같은 유전자 변이라도 소아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당뇨 발병 위험이 5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형 당뇨병은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져 혈중 포도당 농도가 정상보다 높아지는 병이다. 대표적인 성인병이지만 최근 20세 미만에서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소아청소년기 발병하면 성인기로 갈 수록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고 합병증 위험이 커져 주의해야 한다.
소아청소년 2형 당뇨병은 성인보다 유전적 영향이 크다고 추정된다. 당뇨병의 원인 유전자변이는 △다빈도변이(흔하지만 유전적 영향력 약함) △희소변이(매우 드물지만 유전적 영향력 강함) △단일유전자당뇨 희소변이(희귀하지만 유전력이 강함)로 구분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 곽수헌 교수 연구팀은 소아청소년 2형 당뇨병의 원인 유전자변이를 파악하기 위해 환자군(3005명·소아청소년)과 대조군 총 1만2000여명을 대상으로 전장 염기서열 분석을 실시했다. 이 분석법은 전체 유전체를 분석하기 위한 방법으로 유전성 질환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 결과 소아청소년 환자군 10명 중 2명(21.2%)에게서 같은 유전자 변이라도 성인에 비해 당뇨 발병 위험이 최대 5배까지 높아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사실상 소아청소년 2형당뇨 환자들이 다른 유형의 당뇨를 앓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해당 유전자변이는 △단일유전자당뇨 희소변이(2.4%) △단일유전자당뇨 외 희소변이(3.4%) △다빈도변이(12.6%) 등 이었다.
주목할 점은 희소변이의 경우 당뇨 발병에 미치는 영향이 성인 대비 소아청소년에서 5배, 다빈도변이에서는 3.4배 높았다는 점이다. 소아청소년 2형 당뇨는 성인보다 유전적 요인이 중요하며, 특히 희소변이의 중요성이 높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곽수헌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전까지 명확히 알려진 바 없던 소아청소년 2형 당뇨의 유전적 구조에 대한 이해를 크게 확장시킬 수 있었다"며 "당뇨뿐 아니라 다른 만성질환에서도 이 같은 유전학적 접근 방식을 통해 질병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대사(Nature Metabolism)》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