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션 ‘루게릭병 요양병원’ 건립에 정부 120억 원 지원

중증·희귀질환 환자에 대한 국가적 보살핌 절실

가수 션(승일희망재단 공동대표)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증·희귀질환 치료 지원 강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가수 ‘션’이 공동대표로 있는 승일희망재단의 ‘루게릭병 환자 요양병원’ 건립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국민의힘과 정부가 120억원 가량의 건립비를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당정은 21일 국회에서 ‘중증·희귀질환 치료 지원 강화를 위한 정책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승일희망재단은 루게릭병 환자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비영리재단법인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그동안 중증·희귀질환 환자에 대한 국가적 보살핌이 소외된 것이 사실”이라며 “국가가 병원 건립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 규모에 대해서는 “현재 건축비를 비롯해 필요한 금액이 약 120억원 정도라고 한다. 구체적인 금액은 협의가 필요하며, 2년에 걸쳐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수 션은 인사말에서 “루게릭병과 중증·희귀질환 환우의 입원을 받아주는 요양기관이 없어 가족이 24시간 간병하거나 월 300만원이 넘는 간병비를 부담하고 있다”면서 “승일희망재단은 2011년부터 이 분들을 위한 요양병원 건립을 목표로 모금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3년간 코로나19 유행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건비와 원자재비가 급격히 오른 반면 기부금은 급속히 줄고 있어 어려움을 맞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내년 착공을 계획하고 있으나 국회와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며 “중증희귀질환 환우와 가족이 24시간 간병과 간병비로부터 벗어나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큰 힘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민의힘에서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이철규·이종성 의원이 참석했고, 정부에선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황순관 기획재정부 복지안전예산심의관 등이 자리했다. 승일희망재단 공동대표인 션과 박성자 상임이사 등도 참석했다.

가수 션은 농구선수 출신 박승일 전 현대 모비스 농구단 코치가 루게릭병 판정을 받고 병마와 싸우면서 쓴 책을 읽고 건립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루게릭병 환우를 위해 1억원을 기부하면서 요양병원 건립 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박승일은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눈동자를 이용, 안구 마우스로 세상과 소통하며 루게릭병 요양원 건립 운동을 펼쳤다. ‘승일희망재단’도 박승일의 이름에서 가져왔다.

◆루게릭 병은?

퇴행성 신경 질환인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ALS)’이 정식 병명이다.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희귀 질환으로 대뇌 및 척수의 운동신경이 일부 파괴되어 생긴다. 일명 ‘루게릭 병’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미국 프로야구 2130경기 연속 출전 기록을 세운 야구선수 루 게릭이 이 병 진단 후 2년 만에 사망하면서 붙여졌다.

증상은 팔-다리의 근력 약화, 근육 위축에 이어 팔-다리 마비, 언어장애, 호흡 기능 저하 등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미약해 지나칠 수 있다. 점차 팔과 다리에 경련이 발생하거나 힘이 빠져 자주 넘어지며,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 의사소통이 어려워진다. 병이 진행되면 음식을 삼키기 곤란하고 전신 근육을 움직일 수 없어 누워서 지내야 한다. 루게릭병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아직 없다. 근력 약화를 늦추고 통증 관리, 호흡 재활, 약물 치료 등과 같은 증상 완화 요법을 진행한다.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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