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 중 음식을 일부 쏟은 배달 기사가 “변상하겠다"고 할 때 어떤 마음이 들까? 배고픔을 참고 음식을 기다리던 고객은 황당한 마음이 들 것이다. 언성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고객은 오히려 1~2만 원가량의 용돈과 함께 “비까지 오는데 고생 많아요" 위로를 했다. 빗길에 넘어지면서 음식의 일부가 쏟아졌다는 얘기에 “다친 데 없어요?" 부상 걱정을 했다. 중년 여성은 이 배달 기사가 아들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배달 기사는 큰 감동을 받고 온라인에 글을 올렸다.
전체 취업자 늘었지만…청년층 고용 부진은 여전
9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지난달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15세 이상)는 2915만 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만 4000명(0.6%) 늘었다. 지난 3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하지만 청년층 고용 부진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20대 취업자(15~29세)는 14만 3000명 줄어 46개월 연속 감소 행진을 기록했다. 20대 실업률(15~29세)도 5.4%로 0.5%포인트 상승했다. 청년층 고용 여건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원 뽑아도 신입보다는 경력 위주의 채용
청년들의 극심한 취업난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 반도체 기업을 제외하곤 제조업, 건설업 등 많은 기업들이 경영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사원을 뽑아도 신입보다는 경력 위주로 채용한다. 작은 기업에 입사했다가 대기업으로 옮겨가는 취업 사다리도 무너지고 있다. 원하는 기업에 입사하지 못하면 취업 재수를 반복하는 청년들이 많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급여, 복리후생 차이가 워낙 커서 특정 기업 입사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여름은 배달기사에 최악의 시기
취업난 속에 ‘그냥 쉬는’ 청년들도 많다. 밖에서 구직 활동도 하지 않고 집에서 게임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지켜 보는 중년 엄마의 속은 타들어간다. 아들이 30세가 넘었는데 집에만 있으면 속상할 수밖에 없다. 반면에 일자리를 알아보면서 배달기사로 용돈을 버는 청년들도 많다. 이번 여름은 배달기사에 최악이었다. 장기간의 폭염으로 온몸에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빠른 배달을 원하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무리하다 보면 사고 위험도 높아진다.
처음 보는 사이지만 엄마와 아들의 정을 느끼다
앞에서 언급된 배달 기사는 “아주머니가 용돈을 주실 때 극구 사양했지만, 계속 내 손에 따뜻한 정을 쥐어주셨다”고 썼다. 그는 “지폐를 쥐고서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른 채 달렸다. 엄마가 너무 보고 싶은 밤이었다”고 했다. 배달 청년과 중년 고객의 만남 …처음 보는 사이였지만 엄마와 아들의 정을 금세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빗길에 넘어져 몸이 아플 텐데도 정중한 사과와 함께 계좌번호를 알려 달라고 한 아들…그리고 음식 일부가 쏟아졌어도 “그냥 먹겠다”고 흔쾌히 받은 엄마…대한민국의 정은 아직 살아있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