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02일 (수)

청소 후 나는 상쾌한 레몬향, 공기엔 ‘이것’ 가득

향 나는 청소용품 속 테르펜, 실내 오존과 반응해 나노입자 생성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실내에서 향이 강한 청소용품을 사용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입자가 빠르게 만들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청소를 마친 뒤 은은하게 퍼지는 레몬이나 라벤더, 솔잎향은 집안이 깨끗해졌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실내에서 향이 강한 청소용품을 사용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입자가 빠르게 만들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퍼듀대 연구진은 최근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 추계학술대회에서 향이 첨가된 청소용품이 실내 공기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주방과 욕실 등을 실제 주택처럼 갖춘 소형 실험 주택을 이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향 첨가 청소용품과 식물성 성분이 들어간 소독 스프레이 등을 사용해 청소하면서 공기 중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나노입자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했다.

그 결과 바닥을 닦거나 조리대에 세정제를 뿌리고 표면을 닦는 것만으로도 공기 중에서 수십억~수조 개의 입자가 빠르게 만들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지름 1~30nm(나노미터)의 매우 작은 나노입자나 극미세입자였다. 일반 가정용 공기질 측정기로는 제대로 포착되지 않을 수 있는 크기다.

레몬·라벤더 향 성분, 오존 만나 나노입자로

나노입자가 만들어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청소용품의 향을 구성하는 ‘테르펜(terpene)’ 계열 물질이었다. 테르펜은 식물이 만들어내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한 종류로 특유의 향을 내며, 향료나 에센셜 오일 등에 널리 사용된다.

청소용품에 흔히 포함되는 향 성분으로는 솔잎 향과 관련된 피넨(pinene), 감귤류 향을 내는 리모넨(limonene), 타임 등 허브 향과 관련된 티몰(thymol), 라벤더 향 등에 사용되는 리날룰(linalool) 등이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제품을 뿌리거나 표면을 닦은 뒤 이러한 성분이 공기 중으로 증발하면 실내에 존재하는 오존과 반응하면서 새로운 나노입자가 만들어질 수 있다.

비슷한 화학반응은 숲에서도 일어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나무가 방출하는 피넨 등의 테르펜은 대기 중 오존과 반응해 나노입자를 형성할 수 있다. 다만 야외에서는 일반적으로 테르펜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입자가 더 천천히 만들어진다.

반면 이번 연구에서 측정된 청소 중 테르펜과 테르페노이드 계열 물질의 농도는 약 10~1000ppb(10억분의 1)에 달했다. 공기 중 테르펜 농도가 숲에서 관찰되는 수준보다 수십~수백 배 높아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따라 실내에서 나노입자가 만들어지고 성장하는 과정도 매우 빠르게 진행됐다. 연구진이 측정한 순간적인 나노입자 농도는 공기 1㎤당 10만~1억 개 수준에 이르렀다.

호흡기로 들어가는 입자량, 교통 배출원 노출과 맞먹는 수준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입자의 크기가 매우 작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나노입자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호흡기의 여러 부위에 침착될 수 있는 크기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작은 입자는 기도를 따라 폐 깊숙한 곳까지 들어갈 수 있으며, 호흡기 자극이나 염증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연구를 이끈 브랜든 부어 교수는 실내 오존과 청소용품의 향 성분이 반응해 만들어진 나노입자를 분석한 결과, 호흡기를 통해 들어오는 입자의 양이 혼잡한 도로 주변에 있을 때와 비슷하거나 더 많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청소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입자와 교통 배출원에서 나오는 입자의 화학적 성분은 서로 다르다고 덧붙였다.

살균기 함께 사용하면 입자 생성 늘어날 수도

향이 나는 청소용품을 사용할 때 오존이 증가하는 환경이 더해지면 입자가 더욱 활발하게 만들어질 가능성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살균용 원자외선(Far UV-C) 장치를 가동하면서 향이 나는 제품으로 표면을 청소하는 상황도 살펴봤다. 연구에서 사용된 장치는 공기 중 산소와 상호작용하면서 오존을 생성했고, 이렇게 오존이 늘어난 상태에서 청소용품의 테르펜이 높은 농도로 방출되자 나노입자 생성이 더욱 활발해졌다.

향 강할수록 깨끗한 느낌?...청소할 때 환기 중요

연구진은 청소제품을 고를 때 가능하면 향이 강하지 않거나 무향인 제품을 선택하고, 청소하는 동안 창문을 열거나 환풍기를 가동해 실내 공기를 충분히 환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부어 교수는 “청소는 표면의 바이러스와 세균을 제거하지만, 동시에 보이지 않는 대기오염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깨끗한 공기라고 해서 반드시 강한 향이 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향이 첨가된 청소용품을 사용했을 때 실내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과 나노입자 노출을 분석한 것으로, 특정 청소용품 사용이 실제 호흡기질환이나 심혈관질환 발생을 높이는지를 직접 확인한 연구는 아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향이 나는 청소용품을 사용하면 건강에 해로운가요?
A. 이번 연구만으로 향이 나는 청소용품이 실제 질환을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향 성분인 테르펜 등이 실내 오존과 반응하면 매우 작은 나노입자가 생성될 수 있으며, 이런 입자는 호흡기 깊숙이 들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Q2. 무향 청소용품을 사용하면 나노입자 노출을 줄일 수 있나요?
A. 연구진은 향이 강한 제품보다 향이 적거나 무향인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불필요한 노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제품을 사용할 때 충분히 환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Q3. 청소할 때 나노입자 노출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청소하는 동안 창문을 열거나 환풍기를 가동해 실내를 충분히 환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향이 강한 청소용품을 사용할 때는 실내에 향 성분이 축적되지 않도록 환기에 신경 쓰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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