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02일 (수)

매일하는 습관인데 “뇌 망가뜨린다”⋯ 뇌과학자 이진형 경고, 무슨 일?

"카지노 슬롯머신과 똑같다"⋯동료 박사가 짚은 숏폼의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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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대 종신교수이자 에디슨상 수상자인 뇌과학자 이진형 교수는 “제 스스로 숏폼 중독이라 느낀다”고 털어놨다. 사진=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시즌2’

손가락으로 화면을 넘길 때마다 다른 영상이 튀어나오는 숏폼의 유혹은 뇌과학자에게도 강력했다.

최근 방송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시즌2’에는 IQ 157로 알려진 스탠퍼드대 종신교수이자 에디슨상 수상자인 뇌과학자 이진형 교수와 장동선 박사가 출연해 숏폼과 뇌 건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진형 교수는 “제 스스로 숏폼 중독이라 느낀다”고 털어놨다.

장동선 박사는 숏폼을 계속 넘겨보게 되는 구조에 대해 “숏폼의 시스템 디자인은 카지노의 슬롯머신과 똑같다”고 설명했다. 짧고 강한 자극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다음 화면에 어떤 영상이 나올지 알 수 없다는 점은 숏폼에서 손을 떼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최근 대규모 연구에서도 숏폼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일수록 주의력과 억제 조절 등 인지 기능이 좋지 않은 경향이 확인됐다. 다만 이를 곧바로 ‘숏폼이 뇌를 망가뜨린다’는 인과관계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현재 연구는 숏폼 사용과 인지·정신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단계가 중심이다.

사진=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딱 하나만’ 봤는데 1시간…왜 손가락을 멈추기 어려울까?

숏폼의 특징은 영상 하나하나가 짧다는 것만이 아니다. 화면을 밀어 올리기만 하면 새로운 영상이 즉시 등장하고 추천 알고리즘은 이용자의 관심사에 맞춰 콘텐츠를 연속적으로 보여준다. 무엇이 나올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계속 새로운 자극을 만나는 구조가 반복적인 사용을 유도할 수 있다.

그렇다고 숏폼을 ‘도파민 중독’이라는 한마디로 설명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문제적 숏폼 사용에는 플랫폼의 설계뿐 아니라 스트레스, 심리 상태, 성격 특성, 이용 동기, 자기조절 능력과 사회적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히 숏폼을 자주 본다는 이유만으로 의학적인 ‘중독’이라고 진단할 수도 없다.

숏폼 많이 보면 집중력 짧아질까?…‘주의력·억제 조절’ 연관성 주목

2025년 발표된 숏폼 관련 대규모 메타분석은 71개 연구, 9만8299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숏폼 사용이 많을수록 전반적인 인지 기능이 좋지 않은 경향이 나타났으며, 특히 주의력과 충동적인 반응을 억제하는 ‘억제 조절’에서 비교적 뚜렷한 연관성이 관찰됐다.

2026년 42개 연구, 총 4만6912명을 분석한 체계적 연구에서는 과도하고 비체계적인 숏폼 사용이 부주의와 충동성 증가, 작업기억과 자기조절 저하 등과 연관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다만 ‘숏폼을 봤기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집중력이나 충동 조절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이 숏폼을 더 많이 찾는 역방향 가능성도 남아 있다.

자기 숏폼이 위험한 이유…‘5분만’수면시간 갉아먹어

숏폼의 또 다른 문제는 실제 잠들 시간을 뒤로 미룰 수 있다는 것이다. 침대에서 짧은 영상 몇 개만 보려고 스마트폰을 열었다가 예상보다 오랫동안 사용하는 일이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수면 시간이 줄어든다. 문제적 틱톡 이용을 분석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도 수면 문제와의 연관성이 보고됐다.

밤마다 숏폼 때문에 취침 시간이 밀린다면 ‘얼마나 재미있는 영상을 보는가’보다 ‘숏폼이 내 수면 시간을 빼앗고 있는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숏폼 앱을 열지 않거나 휴대전화를 침대에서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는 식으로 사용 환경 자체를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숏폼 중독’인지 어떻게 알까?…시간보다 ‘통제력’ 확인해야

하루에 몇 분 이상 보면 무조건 중독이라는 공식적인 기준은 없다. 오히려 봐야 할 것은 통제력과 일상생활의 변화다. 잠깐만 보려고 했는데 매번 예상보다 훨씬 오래 보거나, 줄이려고 여러 차례 시도해도 실패하고, 해야 할 공부나 업무를 미루면서까지 계속 확인한다면 자신의 사용 습관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줄이고 싶다면 의지만 시험하기보다 숏폼으로 들어가는 경로부터 줄이는 편이 현실적이다. 불필요한 알림을 끄고 앱을 스마트폰 첫 화면에서 치우거나 사용시간 제한을 설정하는 식이다. 특히 공부·업무·수면 시간에는 휴대전화를 시야 밖에 두고, 숏폼을 볼 시간대를 따로 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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