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 비중을 높이는 저탄수화물·고지방 식단, 이른바 ‘저탄고지’가 수년 전부터 다이어터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밥과 빵, 면을 줄이는 대신 고기와 달걀, 치즈, 견과류처럼 단백질과 지방이 많은 식품을 먹는 것이다.
이 같은 저탄수화물 식단은 초기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지방이 많은 식품을 제한 없이 먹으면 오히려 살이 찔 수 있다. 지방은 1g당 9kcal로, 같은 양의 탄수화물과 단백질보다 두 배 이상 열량이 높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 자료에서도 체중을 조절할 때 탄수화물을 무조건 줄이거나 지방을 지나치게 많이 먹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탄수화물이 적다고 열량과 나트륨이 높은 간식을 수시로 집어 먹다 보면 뱃살이 늘고 혈압이 오를 수 있다. 주의해야 할 저탄고지 간식과 건강하게 먹는 법을 알아본다.
치즈와 견과류를 한 번에?…적은 양에도 열량 훌쩍
치즈와 견과류는 저탄고지 식단에서 자주 선택하는 간식이다. 치즈는 탄수화물 함량이 낮고 단백질과 칼슘을 섭취할 수 있다. 견과류에도 단백질과 식이섬유, 불포화지방이 들어 있어 적당량 먹으면 포만감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된다. 문제는 두 식품 모두 지방 함량과 열량이 높다는 것이다.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슬라이스 치즈 한 장은 대략 60~80kcal, 견과류 한 줌(25~30g)은 150~200kcal가량 된다. 치즈 두 장과 견과류 한 줌을 함께 먹으면 270~360kcal 정도를 섭취하게 되는 셈이다. 탄수화물을 줄였더라도 식사 외에 매일 이 정도 열량을 추가로 섭취하면 체중 감량이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치즈와 견과류를 함께 먹을 때는 치즈 한 장에 견과류 반 줌만 곁들이는 식으로 ‘먹는 양’을 줄이는 것이 좋다. 견과류는 봉지째 먹지 말고 20~25g가량 미리 그릇에 덜어두고 먹는 방법이 있다.
하루 동안 먹는 간식의 총 섭취 열량도 살펴야 한다. 아침에 버터커피(방탄커피)를 마시고, 오후에 치즈와 견과류를 챙겨 먹고, 저녁에 저탄수 크래커에 땅콩버터를 발라 먹으면 생각보다 많은 열량을 섭취하게 된다.
이처럼 고지방 간식을 여러 번 먹는다면 결국 체중과 복부지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저탄수 식품이라고 안심하지 말고, 지방이 많은 간식을 얼마나 먹었는지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육포·소시지는 단백질 간식?…나트륨 많으면 혈압에 부담
육포와 소시지는 단백질이 많고 탄수화물이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소금과 각종 양념을 넣어 만드는 가공육인 만큼 ‘나트륨’을 확인해야 한다. 또 제품에 따라 설탕이나 물엿, 전분이 들어가기 때문에 탄수화물과 당류 함량에도 차이가 있다.
특히 육포는 고기의 수분을 제거한 뒤 간장과 소금 등으로 양념한다. 소시지도 제조 과정에서 소금이 들어가고 제품에 따라 조미료가 사용된다. 치즈가 든 소시지를 고르거나 짭짤한 딥핑소스를 곁들이면 나트륨 섭취량은 더 늘어난다.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는 식습관은 혈압을 올린다. 나트륨이 체내에 많아지면 수분을 끌어당겨 혈액량이 늘고, 그만큼 혈관 벽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져 혈압이 상승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을 2000mg 미만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육포는 몇 조각씩 꺼내 먹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양을 먹게 된다. 그만큼 나트륨 섭취량도 적지 않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시중 육포 18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1회 섭취 참고량(15g)의 나트륨 함량이 117~248mg으로 제품별 차이가 컸다.
30g짜리 소포장 한 봉을 먹는다고 단순 환산하면 나트륨 234~496mg으로, 하루 나트륨 기준치 2000mg의 12~25%에 해당한다. 세 끼 식사 외에 추가로 먹는 간식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작은 비중은 아니다. 더욱이 육포를 치즈 등 다른 짠 음식과 함께 먹으면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더 늘어난다.
따라서 육포를 고를 때는 당류와 나트륨이 낮은 제품을 선택하고, 소시지는 먹는 개수를 정해 채소와 함께 먹는다. 치즈와 육포, 소시지처럼 짠 음식을 한 번에 먹지 않는 것도 나트륨을 줄이는 방법이다. 또 육포와 소시지는 매일 먹기보다 삶은 달걀이나 닭가슴살, 두부처럼 양념이 적은 단백질 식품과 번갈아 먹는 편이 낫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