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5일 (화)

“에어컨 틀어도 별로 안 시원해”…’이것’ 바꾸면 해결될까?

美연구팀, 실내 조명 빛 파장으로 체감온도 낮출 가능성 제기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조명의 빛 파장을 바꾸면 실내 체감온도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여름 사무실은 그야말로 전쟁터다. 누군가는 계속되는 냉방에 추위를 느끼고, 누군가는 충분히 시원하지 않아 땀을 뻘뻘 흘린다. 모두에게 맞는 적정 냉방 온도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냉방뿐만 아니라 실내 조명 역시 체감온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팀은 같은 흰색으로 보이는 조명이라도 빛의 파장 구성이 다르면 사람이 느끼는 주관적인 더위와 추위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에너지와 빌딩(Energy and Buildings)》 최근 호에 발표했다.

눈에 보기엔 똑같은 빛인데…방은 더 시원해졌다?

연구팀은 성인 10명을 대상으로 소규모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온도 조절이 가능한 실험실에서 두 종류의 조명을 각각 경험했다. 하나는 상대적으로 푸른 빛 파장이 많은 흰색 조명, 다른 하나는 붉은 빛 파장이 많은 조명이었다. 육안으로 봤을 때는 두 종류 조명은 거의 똑같은 흰색으로 보였다.

실험 과정에서 연구팀은 실내 온도를 조금씩 올리거나 내렸다. 온도 조절 시점마다 각 참가자에게 얼마나 덥거나 추운지, 얼마나 편안한지를 반복해서 물었다. 참가자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정도의 더위나 추위를 느끼면 연구팀에게 ‘온도를 바꿔달라’고 요청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실내 온도가 점점 올라가는 상황일 때 참가자들은 푸른 빛 파장이 많은 조명 아래에서 평균 0.7℃ 더 높은 온도까지 버틸 수 있었다. 참가자들이 느낀 방 안의 온도가 빛의 파장을 바꾸는 것만으로 0.7℃ 가량 낮아진 셈이다.

반대로 온도가 점점 내려가는 상황에서는 붉은 빛 파장이 많은 조명 환경에서 참가자들이 더 따뜻하다고 응답했지만, 체감온도 변화가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었다.

냉방 줄여서 큰 폭의 에너지 절감도 기대

연구팀은 참가자 10명이 참여한 간이 실험 결과를 일상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다만 대규모 임상 시험을 통해 빛 파장의 효과가 검증되면, 큰 폭의 에너지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 책임자인 줄리안 왕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조명을 통해 사람들이 조금 더 높은 온도에서도 쾌적함을 느끼게 된다면 냉방 수준을 줄이는 게 가능할 것”이라며 “이것이 누적되면 상당한 에너지 절약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계산한 바에 따르면 지금보다 실내 설정 냉방 온도를 0.5℃만 올려도 약 5.2~11.4%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연구에 사용된 것은 빛의 파장을 정밀하게 조절한 특수 조명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 조명을 사용한 또 다른 대규모 국제연구에서는 색온도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체감온도가 뚜렷하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결과도 보고된 적이 있어, 더 정밀하게 설계된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왕 교수는 향후 에너지 절약과 실내 쾌적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 개발을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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