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악인 엄홍길(65)이 특별한 보양식을 소개했다.
엄홍길은 지난 12일 TV CHOSUN 예능 ‘왕은 무얼 자셨는가’에 출연해 히말라야 원정에 챙겨간 보양식으로 “삭힌 홍어”를 꼽으며 “간고등어, 굴비 등도 가져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두 달 있다 보면 식욕과 체력이 떨어지는데 그러면 매콤한 특식으로 닭볶음탕을 한다. 국물을 걸쭉하게 해 밥이랑 먹고 수제비도 떠서 넣으면 식욕이 올라온다”라고 덧붙였다.
2500m 이상의 고산에서는 식욕 감소와 에너지 섭취 부족이 나타날 수 있어 식욕을 유지하면서 충분한 열량과 단백질, 탄수화물 등을 섭취해야 한다.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6좌 등반에 성공한 산악인 엄홍길이 고산 등반 시 가져간 삭힌 홍어는 어떻게 도움이 됐을까.

삭힌 홍어, 저장성 높은 알칼리성 발효식품
엄홍길이 가장 먼저 꼽은 음식은 삭힌 홍어다. 홍어와 같은 가오리류는 근육에 요소(尿素)가 많은데, 발효 과정에서 미생물이 만드는 효소가 요소를 분해하면서 암모니아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홍어의 알칼리성이 강해지면서 특유의 톡 쏘는 냄새와 맛이 생기고, 발효 과정 덕분에 비교적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영양 측면에서 홍어는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이다. 생홍어는 100g당 단백질이 약 20g 안팎으로 단백질이 비교적 풍부한 생선이다. 또한 식욕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고산 지대에서는 강한 향과 맛을 가진 홍어가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간고등어·굴비, 짭짤함 속에 숨은 보존 기술
간고등어와 굴비의 공통점은 염장과 건조를 이용해 보관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염장 과정에서 수분이 빠지고 소금이 생선 조직으로 들어가면서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 굴비처럼 염장한 뒤 말린 생선은 수분까지 줄어들기 때문에 더욱 운반과 보관에 유리하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충분히 염장·건조된 생선을 상온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식품으로 분류한다.
고산 원정이라는 상황을 생각하면 장점이 분명하다. 냉장고를 이용하기 어렵고 식재료를 장기간 운반해야 하는 상황에서 쉽게 상하지 않으면서 단백질과 지방을 공급할 수 있는 생선은 상당히 실용적인 식재료다. 간고등어와 굴비는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해 장시간 등반에 필요한 에너지와 근육 유지에 도움이 된다. 특히 고등어는 오메가-3 지방산과 비타민 B12도 함유하고 있어 영양 보충에 유리하다.

닭고기와 매콤한 음식, 떨어진 체력·식욕 되살리는 특식
엄홍길은 긴 원정에서 체력과 식욕이 떨어지면 매콤한 닭볶음탕을 만들어 밥과 수제비까지 곁들여 먹는다고 했다. 이 식사는 고산 영양의 관점에서 꽤 합리적이다. 우선 닭고기는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이다. 장시간 걷고 등반하는 원정에서는 근육에 지속적으로 부담이 가기 때문에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여기에 밥과 수제비 등 탄수화물이 더해지면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다.
특히 고산 체류에서는 식욕 자체가 떨어지는 것이 중요한 문제다. 고도가 올라갈수록 식사량이 줄고, 에너지 섭취 감소가 체중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럴 때 “매콤한 특식” 등 맛과 향이 강한 음식은 떨어진 식욕을 끌어올려 결과적으로 필요한 음식을 먹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고산 등반에는 무엇을 더 챙겨야 할까
고산 등반 시에는 특정 음식 하나를 ‘보양식’으로 챙기는 것보다 열량과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먹기 쉬운 식품을 준비해야 한다. 식욕 저하와 신선식품 부족 등을 고려해 휴대와 섭취가 쉬운 식단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엄홍길의 ‘실전형 식단’인 삭힌 홍어는 발효와 단백질, 간고등어와 굴비는 저장성과 영양, 닭볶음탕은 단백질과 탄수화물 그리고 식욕을 담당한다. 여기에 견과류와 초콜릿, 건과일 등 휴대하기 쉬운 고열량 간식을 더하면 고산 원정에서 필요한 영양을 보다 균형 있게 채울 수 있다. 고산에서는 한 끼 식사에만 의존하기보다 조금씩 자주 먹는 방식이 실용적이다. 또한 건조한 공기와 호흡량 증가로 수분 손실이 커질 수 있어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장시간 등반으로 땀을 많이 흘릴 때는 전해질 음료 등으로 나트륨 같은 전해질도 함께 보충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