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의 여지없이 좋은 식품”이라고 하면 딱 하나를 꼽기는 어렵지만 영양학적 합의가 상당한 식품군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건강식 지침은 공통적으로 최소 가공, 비 가공식품, 채소, 과일, 통곡물, 콩류, 견과류를 식단의 기반으로 권장한다.
이 중에서도 채소와 과일은 매일 먹어도 좋은 식품으로 첫손에 꼽힌다. 매일 과일과 채소를 400g씩 섭취하면 암, 심장병, 치매, 뇌졸중 등 만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 양이 얼마인지 쉽게 알 수 없기 때문에 미국 농무부는 “매끼니 접시의 절반은 식물성 식품으로 채워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안타깝게도 미국인들의 식습관은 쉽게 개선되지 않았다.
접시에 음식을 덜어 먹지 않는 우리의 식문화에서는 하루에 과일 2컵, 채소 3컵 정도를 먹으라는 말로 알아들으면 된다. 이 만큼의 양을 채웠을 때 우리 몸에선 어떠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까.
심혈관 질환 예방에 탁월한 효과
미국 식품·영양 정보 매체 ‘이팅웰(EatingWell)’ 등의 자료에 따르면 과일과 채소 섭취의 강력한 이점 중 하나는 심혈관 질환 예방이다. ≪국제역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에 실린 연구에 의하면 하루 500g의 과일과 채소를 섭취한 사람들은 50g 이하로 섭취한 사람들보다 심장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16% 낮았다.
여기에 큰 역할을 하는 건 수용성(물에 녹는 성질) 섬유질이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고, 장으로 흡수되는 포도당의 양을 줄인다. 당분이 장으로 빠르게 흡수되면 혈당이 상승하고 인슐린 수치가 높아져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혈관 손상으로 심혈관계 질환 발병 위험도 높아진다.
비타민C도 주요한 역할을 한다. 동맥을 손상시키는 염증을 조절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을 21%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식물성 식품에 들어 있는 각종 미네랄은 뇌졸중 위험을 낮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과일과 채소 섭취가 뇌졸중 위험을 10~19% 떨어뜨린다고 추정하고 있다. 특히 나트륨 섭취가 많을 땐 칼륨 함량이 높은 식물성 식품을 먹어야 한다. 나트륨은 세포로 물을 끌어와 혈관 압력을 높이지만, 칼륨은 물을 끌어내 혈압을 낮춰 심혈관계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을 준다.
채소와 과일 섭취는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치매를 예방하거나 지연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녹색 잎채소, 토마토, 오이, 당근, 키위, 사과, 베리류, 감귤류 등이 두뇌 건강을 지원한다는 논문들이 발표됐는데 이는 이러한 식품에 들어있는 비타민B, 비타민C, 플라보노이드, 카로티노이드, 섬유질 등의 영양소 덕분이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막는 데도 도움
식물의 노란색 색소 성분인 플라보노이드는 뇌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키고 염증을 억제하며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플라크로부터 뇌 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과일과 채소는 빨강, 노랑, 주황, 녹색 등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색을 내는 성분들이 세포를 보호하고 암 예방도 돕는다.
채소와 과일을 먹으면 체중 관리를 하는 데도 유리하다. 살을 빼려면 기본적으로 덜 먹어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필요한 영양 성분을 잘 채워야 원활하게 체중 관리를 할 수 있다. 채소와 과일은 상대적으로 칼로리는 낮으면서 영양소는 풍부한 장점이 있다. 섬유질 덕분에 포만감도 높다.
안타깝게도 비만율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한 1980년대 이후 사람들이 채소와 과일 섭취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간단히 조리할 수 있고 휴대하기 편한 가공식품 섭취가 급격히 늘어난 탓이다.
정크 푸드 줄이고, 과일과 채소 섭취 서서히 늘려야
가공식품은 영양가는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미각을 강력히 자극하기 때문에 계속 먹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 등의 정크 푸드를 채소와 과일로 대체하려는 시도가 실패하기 쉬운 이유다.
이럴 땐 방법이 있다. 전문가들은 “정크 푸드를 당장 끊기보다 매일 샐러드나 과일 등을 추가적으로 먹는 습관을 가질 것”을 추천한다. 이를 통해 서서히 과일과 채소 섭취량이 늘어나고 정크 푸드 섭취량은줄여나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주 묻는 질문>
Q1.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으면 정말 건강에 좋은가요?
A1. 네. 과일과 채소에는 식이 섬유, 비타민, 미네랄, 칼륨, 항산화 성분 등이 풍부해 심혈관 질환, 일부 암, 비만 등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2. 하루에 과일과 채소를 얼마나 먹어야 하나요?
A2. 일반적으로 하루 400g 이상의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특정 숫자에만 집착하기보다 다양한 종류를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Q3. 과일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찌나요?
A3. 과일에도 당과 열량이 있지만 통째로 먹으면 식이 섬유와 수분이 함께 들어 있어 포만감을 줍니다. 다만 과일을 지나치게 많이 먹거나 주스, 말린 과일 형태로 섭취하면 열량이 쉽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Q4. 과일주스도 과일을 먹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나요?
A4. 그렇지 않습니다. 주스는 과일을 통째로 먹는 것보다 식이섬유가 적고 빠르게 많은 양을 섭취하기 쉽습니다. 가능하면 주스보다 통 과일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Q5. 채소는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은가요?
A5.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부 영양소는 생채소에서 잘 보존되지만 가열하면 흡수되기 쉬워지는 성분도 있습니다. 생채소와 익힌 채소를 적절히 섞어 먹는 것이 좋습니다.
Q6. 냉동 채소와 과일도 건강에 좋은가요?
A6. 네. 적절하게 냉동된 제품은 영양가가 상당 부분 유지될 수 있습니다. 설탕이나 소금이 첨가되지 않은 제품을 선택하면 편리하고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Q7. 과일과 채소를 먹으면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되나요?
A7.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채소와 과일에 풍부한 칼륨과 식이 섬유는 혈압 관리에 유리합니다. 다만 신장 질환 등으로 칼륨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경우에는 의료진의 지침을 따라야 합니다.
Q8. 당뇨병이 있다면 과일을 피해야 하나요?
A8. 아닙니다. 당뇨병이 있다고 과일을 완전히 피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 적정량의 통 과일을 섭취하고, 개인의 혈당 반응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Q9. 과일과 채소가 장 건강에도 좋은가요?
A9. 네. 다양한 과일과 채소의 식이 섬유는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되고 배변 활동을 돕습니다. 한 종류만 집중하기보다 여러 종류를 다양하게 먹는 것이 좋습니다.
Q10.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으면 변비가 좋아지나요?
A10. 식이 섬유와 수분 섭취가 늘어나면서 변비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갑자기 섭취량을 크게 늘리면 가스나 복부 팽만이 생길 수 있으므로 서서히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Q11. 건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A11. 한 가지 과일이나 채소를 ‘슈퍼 푸드’처럼 집중하기보다 다양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고 가공식품, 첨가당, 과도한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식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