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31일 (금)

서울대·세브란스 2등급 vs 서울아산·서울성모·삼성서울 1등급…입원환자가 매긴 ‘병원 경험’

서울 상급종합병원 14곳 1·2등급 절반씩…부산대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중 유일한 3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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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전경. 사진=각 병원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2등급,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삼성서울병원은 1등급을 받았다. 부산대병원은 전국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유일하게 3등급에 머물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31일 공개한 ‘2025년(5차) 환자경험평가’ 결과다. 환자경험평가는 실제 입원했던 환자에게 의료진이 자신의 말을 잘 들어줬는지, 치료과정을 충분히 설명했는지, 존중받았다고 느꼈는지 등을 직접 묻는다. 환자 안전과 병원 환경, 환자권리보장, 정서적 지지도 살핀다. 환자가 입원해 있는 동안 경험한 의료서비스 전반을 평가하는 제도다.

서울의 상급종합병원 14곳은 7곳이 1등급, 나머지가 2등급을 받으며 희비가 엇갈렸다. 다만 이번 등급을 ‘어디가 치료를 더 잘하는가’를 보여주는 성적표로 봐서는 안 된다. 수술 성공률이나 사망률, 암·심장질환 같은 중증질환의 치료 성적을 따진 결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 상급종합병원 1·2등급 7대 7 나뉘어

서울 상급종합병원의 등급은 뚜렷하게 갈렸다. 1등급에는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해 고려대 안암병원·구로병원, 경희대병원, 건국대병원이 이름을 올렸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강북삼성병원, 이대목동병원, 중앙대병원, 한양대병원은 2등급이었다. 서울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3등급 이하는 없었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히면 부산대병원이 눈에 띈다.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유일한 3등급이다. 3등급은 종합점수 80점 이상 85점 미만인 기관에 해당한다.

부산대병원의 7개 평가영역 점수를 단순 평균하면 83.44점으로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가장 낮았다. 다만 이 수치는 7개 영역 점수를 단순히 평균한 값으로, 심평원이 등급을 정할 때 사용하는 종합점수와는 다르다.

서울의 종합병원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강동성심병원, 강동경희대병원, 순천향대 서울병원, 인제대 상계백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은평성모병원,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등 7곳이 1등급이었다. 경찰병원,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이대서울병원, 중앙보훈병원 등을 포함한 14곳은 2등급을 받았다.

2017년 시작…병원별 ‘등급 공개’는 이번이 처음

환자경험평가는 2017년 도입돼 이번이 다섯 번째다. 1차 결과는 2018년, 2차는 2020년, 3차는 2022년, 4차는 2024년에 공개됐다.

이전에는 기관별 종합점수와 영역별 점수를 공개했다. 이번 평가부터는 병원별 종합점수를 1~5등급으로 구분, 제시했다. 1등급은 종합점수 90점 이상, 2등급은 85점 이상 90점 미만, 3등급은 80점 이상 85점 미만이다.

등급이 나온 363곳 가운데 1등급은 57곳으로 15.7%였다. 2등급은 85곳(23.4%), 3등급 129곳(35.5%), 4등급 80곳(22.1%), 5등급 12곳(3.3%)이었다. 나머지 11곳은 등급 산정에서 제외됐다.

이번 조사는 2025년 8월부터 12월까지 전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376곳에서 진행됐다. 대상은 하루 이상 입원했던 만 19세 이상 성인 가운데 퇴원 후 2~56일 이내인 환자였다. 외래환자는 평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퇴원 환자 63만487명에게 모바일웹 설문을 보냈고, 13만435명이 응답했다. 낮병동과 완화병동, 소아청소년과, 정신건강의학과 입원환자도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환자 본인확인 91.40점…‘위로·공감’은 82.37점

병원별 등급만큼 눈여겨볼 대목은 환자들이 실제 병원생활에서 무엇을 좋게, 또 아쉽게 느꼈는지다.

전체 종합점수는 87.54점이었다. 7개 영역 가운데 전반적 평가가 89.31점으로 가장 높았다. 간호사 영역 88.99점, 환자 안전과 병원 환경 88.86점, 환자권리보장 87.70점이 뒤를 이었다. 의사 영역은 86.89점, 투약 및 치료과정은 86.35점이었다.

가장 낮은 영역은 이번에 새로 분리해 평가한 정서적 지지로 82.37점이었다.

세부 항목의 차이는 더 뚜렷했다. 투약이나 검사 등을 하기 전 의료진이 환자 본인이 맞는지 확인했는지를 묻는 ‘환자 본인확인’은 91.40점으로 가장 높았다. 간호사의 존중과 예의도 90.46점으로 높은 편이었다.

반면 질환 때문에 불안하거나 힘들 때 의료진에게 ‘위로와 공감’을 받았는지는 82.37점으로 가장 낮았다. ‘의사와 만나 이야기할 기회’는 84.11점, ‘회진시간 관련 정보 제공’은 84.76점이었다.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아쉽다고 느낀 지점은 첨단 장비나 병실 시설보다는 의료진과의 소통에 가까웠다. 의사와 충분히 이야기하고, 언제 회진하는지 알고, 아픈 마음을 헤아림 받는 경험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가 나왔다.

1등급이라고 ‘치료 실력 1등급’은 아니다

이번 결과를 병원의 전반적인 서열표로 읽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고난도 환자를 많이 치료한다. 병원마다 환자의 중증도와 연령, 진료과 구성, 입원 기간도 다르다. 이런 차이가 환자가 체감하는 의료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서울대병원이나 세브란스병원이 2등급을 받았다고 해서 의료 수준 자체가 2등급이라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환자경험평가에서 1등급을 받았다고 해서 중증질환 치료 성적까지 다른 병원보다 뛰어나다고 볼 수도 없다.

이번 성적표가 답하려는 질문은 따로 있다. "치료받는 동안 내 말을 들어줬나, 충분히 설명해줬나, 존중받고 안전하다고 느꼈나"로 풀이된다.

병원의 명성과 치료 역량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입원환자가 실제로 경험한 의료서비스를 보여준다는 데 이번 평가의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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