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1일 (월)

시어머니 “추석에 차례 없다”… 음식 준비 너무 힘들어, 뭐가 잘못된 것일까?

차례상을 제사 음식으로 가득 채우면 예법에 어긋나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제사, 차례는 차이가 크다. 차례상에 제사처럼 과도하게 음식을 올리면 예법에 어긋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추석이 25일(금)이다. ‘즐거운’ 명절이지만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음식 준비로 바쁠 사람들이다. 요즘은 맞벌이가 많아 평소 가사는 아내와 남편이 분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명절 상차림은 여전히 여성들이 거의 맡는 것 같다. 시어머니와 며느리들이 음식 준비로 분주할 것이다. 남자들은 설거지를 하는 등 명절에도 가사 분담이 필요하다. 추석 차례 꼭 지내야 할까? 어떻게 간소화할까?

시댁 어른의 결단…“차례 지내지 말자”

시어머니가 일찍 연락을 주셨다. 이번 추석에는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시아버지가 최근 뇌졸중(뇌경색)으로 거동이 불편해 가족끼리 모여 조촐한 식사만 하기로 했다.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차례, 제사를 지내지 않던 집안 전통에 따른 것이다. 이번 추석뿐 아니라 내년 설 차례도 지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사는 1년에 한 번 합동 제사로 대신했는데, 아예 없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가 다르나…차례 vs 제사

아직도 차례와 제사를 혼동하는 사람이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차례는 오전에 간소하게 지내고, 제사는 늦은 밤에 진행한다. 차례와 제사가 혼재되어 있는 게 문제다. 간소해야 할 차례상에 제사 음식(포, 탕류 등)을 과도하게 올려 본래 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례상을 제사 음식으로 가득 채우는 것은 예법의 취지와 거리가 있다. 차례는 명절을 맞아 조상님께 올리는 일종의 안부 인사이다. 자손들만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송구스러워 조상에게 미리 인사를 드리는 것이다. 차례상은 평소 먹던 가족 식단으로 예를 갖춰도 된다.

과일 숫자도 형편에 맞게 준비

한국국학진흥원은 조선 시대부터 축적된 68만여 점의 자료를 분석해 실용적인 제례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주자가례’ 의 차례상에는 술과 차, 제철 과일을 담은 접시만 그려져 있다. 무척 간소하다. 다만 한국에는 차를 마시는 습속이 없어 차는 생략하고 있다. 과일의 숫자 또한 정해진 규칙 없이 형편에 맞게 준비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비해 지금의 차례상은 제사상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성대하게 차려진다. 이를 준비하는 자손들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과도한 음식 준비 ‘명절 스트레스’ 이제 그만

차례, 제사는 가족들 간의 합의가 가장 중요하다. 가족 여행 중 콘도에서 지낼 수도 있다. 요즘은 차례, 제사를 지내지 않는 가정도 많다. 평소 가족 식단에 조상님이 생전에 좋아하시던 음식만 간단하게 추가해도 충분하다. 과도한 음식보다는 조상님과의 추억 등을 후손들에게 들려주는 것이 좋다. 어린 자녀들은 조상님의 얼굴조차 모를 수도 있다. 앨범 등을 보면서 조상님을 기리는 것이 의미가 더 클 수도 있다. 과도한 음식 준비 때문에 ‘명절 스트레스’ 얘기가 나오면 오히려 조상님께 큰 결례다. “명절은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 조상님의 뜻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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