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심 먹고 나서 자리에 앉아 일하다 보면 어느새 퇴근 시간이다. 하루 종일 의자에서 일어난 게 화장실 두세 번뿐이라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런데 1시간에 딱 한 번, 5분만 걷고 돌아와도 피로가 줄고 기분이 나아질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대 어빙 메디컬센터 행동의학과 키스 디아즈 부교수 연구팀은 이런 결과를 스포츠의학 학술지 《영국스포츠의학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6월 23일 온라인 선게재했다.
"30분마다 5분 움직여라"…꼭 지켜야 할까
고소득 국가 성인은 하루 평균 11~12시간을 앉아 보낸다. 이를 한 번에 운동으로 만회하기는 쉽지 않다.
연구팀은 다른 방향에 주목했다. 앉아 있는 흐름을 짧게 끊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변화가 생기는지, 그리고 얼마나 자주 끊어야 현실적인지를 따진 것이다.
이에 앞서 디아즈 부교수는 2023년 5월 성인 11명을 실험실에서 8시간 앉혀두고 30분마다 5분씩 걷게 한 실험에서, 혈당 급등이 58% 줄고 혈압도 크게 낮아진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연구 이후 "30분마다 5분씩 움직이는 것이 좋다"는 메시지가 널리 퍼졌다. 다만 실험실 밖 일상에서도 그 주기를 지킬 수 있는지, 꼭 30분마다 일어나야 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채였다.
디아즈 부교수는 후속 질문에 답하기 위해 그해 10월 미국 공영 라디오 NPR과 손잡고 'NPR 바디 일렉트릭 챌린지'를 열었다. 일반인 참가자를 모집해 30분·60분·120분 주기 중 하나를 고르게 했다. 각자 선택한 주기에 따라 약 2주간 5분씩 걷기 휴식을 직접 실천하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약 2년 반의 분석·동료심사 과정을 거쳐 이번 논문으로 발표했다. 내용은 당초 예상과 조금 달랐다.
1시간에 한 번, 5분이 현실적 균형점이었다
연구팀은 챌린지에 참여한 성인 1만9342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피로와 기분, 업무 몰입·성과 변화를 추적했다.
세 주기 모두 기분을 끌어올리고 피로를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30분 주기는 효과가 가장 컸지만 "지키기 어렵다"는 응답이 많았다. 120분 주기는 실천하기는 쉬웠지만 효과가 가장 낮았다. 1시간 주기는 피로 감소와 기분 개선 두 항목에서 연구팀이 정한 유의미한 변화 기준을 충족했고, 실행 가능성도 120분 주기에 버금가는 수준이었다.
다만 이번 연구는 30분 주기의 효과를 부정한 것이 아니다. 효과와 실행 가능성을 함께 따졌을 때 1시간 주기가 가장 균형 잡혔다는 의미다. 전체 참가자의 47%가 스스로 1시간 주기를 택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세 주기 모두 업무 몰입과 성과 지표에서 평균적으로 작은 긍정적 변화가 나타났다. 연구팀이 정한 최소 의미 변화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움직임 휴식'이 업무를 방해한다는 신호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움직임 휴식’은 오래 앉아 있는 중간에 짧게 일어나 걷거나 몸을 움직이는 시간을 뜻한다.
디아즈 부교수는 "1시간마다 5분 걷기는 공중보건 전략으로 실행이 가능하며 기존 신체활동 지침에 통합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는 한계가 있다. 피로·기분·업무 성과는 모두 참가자 설문으로 평가됐고, 참가자 구성이 여성·백인·고학력자에 치우쳤다. 실천 기간이 2주에 불과해 장기적으로 같은 효과가 유지되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도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