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릎 밑부터 발뒤꿈치까지 41㎝, 발 크기 210㎜의 사람 다리. 살인 등 강력범죄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인천 지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신체 일부는 인근 A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80대 여성 환자의 것으로 드러났다.
A병원의 자진 신고로 사건의 실체는 뒤늦게 파악됐지만, 해당 요양병원에 별도의 수술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절단 경위와 의료 행위의 적정성을 둘러싼 의료·법적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지난 10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남부권 광역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 발견된 왼쪽 다리와 인천 중구 A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80대 여성 B씨의 DNA가 일치한다는 구두 소견을 전달받았다고 19일 밝혔다.
병원 측은 재활용품 처리시설에서 발견된 사람 다리가 병원에 입원 중인 B씨의 다리일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면서 “피가 통하지 않아 괴사한 환자의 다리를 절단한 뒤 규정에 따라 의료폐기물 전용 용기에 담아 처리했으나, 청소 직원이 석고붕대(깁스) 폐기물로 오인해 잘못 배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술실 없는데 다리 절단 어떻게 가능했나
이번 사건을 두고 의료 현장에서는 A요양병원 측 해명만으론 해소되지 않는 의문이 적지 않다는 의견이다.
가장 큰 쟁점은 환자의 다리가 절단된 장소와 과정이다. A요양병원은 신경외과와 외과, 한방과 의료진을 두고 있으나 별도의 수술실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의료법상 요양병원은 수술실 설치 의무가 없으며, 회복기 재활의료기관 역시 수술실 없이 운영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문제는 수술실이 없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이 같은 의료 환경에서 환자의 다리 절단이 어떤 경위와 방식으로 이뤄졌느냐는 점이다.
사지 절단은 감염 관리와 출혈 통제, 마취 및 응급 대응 체계가 요구되는 주요 외과적 수술이다. 만약 A요양병원 내부에서 의료진이 실제 절단술을 시행했다면 당시 환자의 상태와 시술 장소, 사용된 의료 장비, 응급 대응 체계 등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의료계에서는 수술실이 없는 요양병원에서 환자의 다리 절단이 실제 수술 형태로 이뤄졌다면 당시 경위와 의료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A요양병원처럼 수술실을 갖추지 않은 요양병원은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상급종합병원이나 다른 의료기관으로 환자를 전원하는 사례가 일반적이다. A병원이 “환자의 다리가 피가 통하지 않아 괴사해 절단했다”고 진술한 만큼, 환자 상태가 악화되는 과정에서 상급의료기관으로의 전원이나 외과적 치료가 적절히 검토됐는지 여부도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의료폐기물 관리, 제대로 이뤄졌나
A병원의 폐기물 분류 및 관리 체계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절단된 사람의 다리 등 신체 일부는 ‘폐기물관리법’상 위해의료폐기물인 ‘조직물류폐기물’로 분류돼 별도 관리된다. 괴사 여부와 관계없이 인체 조직과 신체 일부는 감염 위험 등을 고려해 전용 용기에 밀폐 보관하고 다른 폐기물과 분리해 처리해야 한다.
조직물류폐기물은 전용 냉장시설에서 섭씨 4도 이하로 보관해야 하며, 허가받은 의료폐기물 수집·운반업체가 전용 차량으로 수거해 최종 소각 처리한다.
A요양병원은 “절단한 환자의 다리를 의료폐기물 전용 용기에 담아 폐기했다”고 밝혔으나, 폐기물 관리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면 절단된 환자의 다리가 붕대에 감긴 채 재활용품 선별장까지 반입되는 일 자체가 발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A요양병원이 의료폐기물 처리 규정을 제대로 준수했는지, 수술실이 없는 요양병원에서 환자 다리 절단이 어떤 경위와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등에 대해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