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가 시험 기간이면 에너지 드링크가 불티나게 나간다. 에너지 드링크의 양대 성분은 카페인과 타우린이다. 카페인은 내일 시간을 오늘로 당겨 불태우도록 돕고, 타우린은 생리 활성화 작용을 통해 기운을 북돋워준다.
카페인 다량 섭취는 두근거림이나 속쓰림을 일으켜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밤샘 작업이 필요하지 않은데 불면의 밤을 선사할 수도 있다. 반면 타우린은 다량 섭취에 따른 부작용이 보고된 바 없다. 《화학백과》는 “(타우린) 과량 섭취 시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한 이해는 아직 부족하다”며 “건강한 성인에게서는 하루 3g까지 보조제로 먹어도 무방하다는 보고서가 있다”고 전한다.
타우린, 효과 다양하고 부작용은 아직 보고된 바 없어
더욱이 타우린에는 장점이 많다. 《 화학백과》에 따르면 타우린은 심장 순환계 역할, 근골격계, 안구 및 중추신경계의 발달과 역할에 필수이다. 또 항산화 효과가 있고 과도한 운동에서 오는 산화 스트레스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고 보고됐다. 아울러 비만 성인에게는 콜레스테롤 저하와 체중감소 효과를 나타낼 수도 있다.
한편 타우린을 식품으로 섭취할 수 있다. 식품으로는 카페인 없이 타우린만 취할 수 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문어(낙지)와 오징어에 많이 함유돼 있다. 일반인 마라토너 중에는 대회 직전에 문어나 낙지를 다량 섭취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식품을 통한 타우린 보충보다 에너지 드링크가 훨씬 간편하다.
여느 에너지 드링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카페인은 적고 타우린이 많은 음료가 박카스와 구론산이다. 다른 에너지 드링크에는 대개 카페인이 100㎎ 함유돼 있는데, 박카스와 구론산에는 30㎎ 들어 있다. 일반적인 에너지 드링크의 타우린 함량은 1000 ㎎인데, 박카스D와 구론산에는 2000㎎ 들어 있다.
'원기 회복'의 상당 부분은 당분 덕분이 아닐까?
두 음료를 자주 마시는 사람은 라벨에서 ‘의약외품’이라는 표기를 보게 된다. 약품은 약품이되, 인체에 대한 작용이 경미한 종류가 의약외품으로 분류된다.
박카스와 구론산 라벨에 열량이 적혀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사람도 있다. 이를 알게 된 필자는 처음에는 ‘의약외품은 경미하더라도 약효 위주로 복용되기 때문에 칼로리를 적을 필요가 없나 보다’ 이렇게 추측했다.
그런데 박카스도, 구론산도 단 맛이 난다. 박카스 라벨에는 기타첨가물 범주에 고과당, 농축사과과즙, 백당이 적혀 있다. 구론산 라벨에는 이성화당, 사과농축과즙, 백당이라고 표기돼 있다. 열량이 있다는 얘기다.
왜 박카스도 구론산도 열량을 표시하지 않을까? 표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의약외품 용기 등에 무엇을 기재해야 하는지는 약사법과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중 ‘의약외품 표시에 관한 규정’에 명시돼 있다.
약사법은 제65조에서 ‘의약외품 용기 등의 기재사항’에 명칭과 제조업자나 수입자의 상호 및 주소, 용량 또는 중량, 제조번호와 사용기한, ‘의약외품’이라는 문자 등 8가지를 열거하지만, 여기에 열량은 없다.
의약외품 표시에 관한 규정은 유효성분과 보존제, 타르색소, 기타첨가제를 기재하도록 한다. 여기에도 칼로리는 없다. 박카스D의 유효성분에는 타우린과 이노시톨, 니코틴산아미드, 티아민질산염, 리보플라빈포스페이트나트륨, 피리독신염산염, 카페인무수물이 적혀 있다. 구론산의 유효성분도 동일하다. 두 의약외품 라벨의 기타첨가물 범주에는 앞서 열거한 당분이 표기돼 있다.
의약외품이 아닌 에너지 드링크에는 칼로리가 표기된다. 그런 에너지 드링크는 탄산음료로 분류되고, 탄산음료는 식품 등의 표시기준을 따르는데, 공통표시기준은 “주표시면에는 제품명, 내용량 및 내용량에 해당하는 열량을 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식품으로 유통되는 에너지 드링크에는 열량 표기
박카스의 칼로리 및 기재와 관련해 정보와 함께 시사점을 주는 제품이 있다. 박카스를 만드는 동아제약의 관련 회사 동아에코팩에서 만들고 동아제약에서 판매하는 ‘얼박사’다. ‘얼음 박카스 사이다’를 줄인 이름인 얼박사에는 두 종류가 있다. ‘제로슈가’는 열량이 10kcal이고, ‘에너지온’은 145kcal다. 에너지온에는 액상과당과 백설탕이 들어 있다. 두 얼박사의 용량은 모두 355㎖다.

에너지온의 열량을 용량이 100㎖인 의약외품 박카스D에 적용하면 41kcal이 나온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120㎖ 박카스F에 적용하면 49kcal가 된다. 구론산 150㎖의 열량도 62kcal로 짐작된다.
'일본 박카스' 리포비탄D는 74kcal로 열량 표시
의약외품 박카스와 구론산의 열량이 왜 필요한가? 오후 네 시쯤, 몸이 나른할 때 이들 음료를 마신 다음 기운이 돌아오는 효과가 타우린 덕분인지 당분 때문인지, 두 성분이 어우러진 결과인지, 소비자는 알아야 한다. (두 음료는 포두 라벨에 ‘피로 회복’ 효과를 강조하는데, ‘피로 해소’가 더 적합한 표현이라는 점은 오래 전부터 여러 차례 지적됐다.)
타우린의 효과만 얻고자 하는 소비자는, 박카스와 구론산의 열량은 원하지 않을 수 있고, 그렇다면 아예 타우린 알약으로 갈아탈 수도 있다.
의약외품 표시에 관한 규정이 바뀌지 않더라도, 의약외품에도 제조회사가 자발적으로 열량을 표시하기를 기대한다. 참고할 사례가 있다. 일본의 비슷한 음료 리포비탄D다. 일본에서 ‘지정의약부외품’으로 분류되는 리포비탄D는 100㎖ 1병에 74kcal라고 열량을 표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