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단순 안검하수 아니었다"… 눈꺼풀 처지던 60대 남성, '이 질환' 진단

당뇨병 약이 면역 균형에 이상 유발, 숨어있던 중증 근무력증 발현

남성은 얼음찜질 검사 결과 눈꺼풀 틈새가 4mm에서 6mm로 개선돼 중증 근무력증이 추정됐다. 사진=큐레우스(Cureus)

눈꺼풀이 점점 처지고,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을 겪던 남성이 중증 근무력증을 진단받은 사례가 저널에 공개됐다.

영국 브래드퍼드에 위치한 브래드퍼드 교육병원 NHS 재단 신탁 급성기의학과 의료진은 추가적인 당뇨약 사용 후 숨겨져 있던 중증 근무력증이 드러난 사례를 《큐레우스(Cureus)》에 최근 게재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62세 동양인 남성이 10년 전부터 당뇨병 약(메트포르민, 시타글립틴)을 복용해왔다. 그러다 증상 발현 8주 전부터는 'SGLT-2 억제제' 계열 약물을 추가로 복용했다. SGLT-2는 콩팥에서 포도당을 흡수하는데, 이를 억제하면 혈당 수치가 낮아진다. 이 약을 추가하고 4주 뒤부터 간헐적으로 복시, 눈꺼풀 처짐이 나타났다.

남성은 "처음엔 오른쪽 눈꺼풀만 가끔 처졌고, 단순 피로 때문이라 생각했다"며 "이후 2주에 걸쳐 양쪽 눈꺼풀이 모두 처지고 특히 책을 읽거나 TV를 볼 때 사물이 좌우로 두 개 겹쳐 보이는 수평 복시가 나타났다"고 했다. 고형 음식을 삼키는 게 어려워 조금씩 먹고 물을 많이 마셔야 했고, 목소리도 코맹맹이 소리로 변했다고 했다.

얼음찜질 검사 결과, 눈꺼풀 틈새가 4mm에서 6mm로 개선되면서 중증 근무력증이 추정됐다. 얼음찜질 검사는 처진 눈꺼풀 위에 얼음팩을 잠시 올려둔 뒤 눈꺼풀이 올라가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중증 근무력증에서는 차가운 온도에서 신경과 근육 사이의 신호 전달이 일시적으로 좋아질 수 있어, 얼음찜질 뒤 눈꺼풀 처짐이 완화되면 진단을 뒷받침하는 소견으로 본다.

이 밖에 혈액 검사, 신경 자극 검사 등 여러 검사를 실시한 결과, 중증 근무력증이 확진됐다. 의료진은 남성에게 원래 중증 근무력증이 나타날 수 있는 조건이 있었지만,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모르고 지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실제 검사에서 남성에게는 가슴 안쪽 면역기관인 흉선이 비정상적으로 활발해진 '흉선 여포성 과형성'이 확인됐다. 흉선 이상은 면역체계가 근육 신호 전달 부위를 잘못 공격하는 중증 근무력증과 관련돼있다.

의료진은 "남성이 엠파글리플로진이라는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약을 사용한 뒤 눈꺼풀 처짐과 복시가 나타났는데, 이 약이 면역 균형에 영향을 주면서 숨어 있던 질환이 겉으로 드러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첫 보고 사례인 만큼, 약이 병을 직접 일으켰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시간적으로 관련이 있었던 드문 사례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남성은 원인으로 의심된 엠파글리플로진 복용을 중단하고 중증 근무력증 치료 약 피리도스티그민 등을 복용한 결과 눈꺼풀 처짐과 복시 증상이 완전히 사라졌다.

일반적으로 중증 근무력증은 몸의 면역체계가 신경과 근육이 만나는 부위를 공격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치료는 증상과 중증도에 따라 피리도스티그민 같은 증상 조절제,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 혈장교환술, 흉선절제술 등을 고려한다.

중증 근무력증은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갑자기 눈꺼풀이 처지거나 사물이 두 개로 보이고, 말하기·삼키기·호흡이 힘들어지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조기에 신경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증상이 쉬면 나아지고, 눈이나 목·팔 근육을 오래 쓰면 악화된다면 중증 근무력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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