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폭염, 조산 위험 최대 3.8%↑… “소득 낮으면 더 심각” 왜?

폭염에 취약한 임신부들, 13개국서 조산 위험 증가 확인…공중보건 문제로 다뤄야

여름철 무더위가 임신부와 태아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대규모 국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온이 높아질수록 조산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름철 무더위가 임신부와 태아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대규모 국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온이 높아질수록 조산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폭염을 더 이상 불편함의 문제가 아닌 공중보건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환경과학 및 환경건강 분야 국제학술지 《Environment International》에 폭염과 조산의 연관성을 분석한 국제 공동연구 결과(The burden of premature births attributed to heat across 13 countries)가 발표됐다.

13개국 3660만 건 분석…기온 오를수록 조산 증가

연구진은 1979년부터 2019년까지 호주, 브라질, 캐나다, 칠레, 에콰도르, 에스토니아, 이스라엘, 이탈리아, 일본, 파라과이, 스페인, 스위스, 미국 등 13개국 250개 지역에서 기록된 여름철 출산 사례 약 3660만 건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폭염과 조산 간의 관계를 다룬 연구 가운데 가장 많은 지역을 대상으로 한 분석이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들이 하나의 도시나 국가에 국한된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연구 방법도 서로 달라 결과를 비교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출산 직전 며칠 간의 기온 변화와 열 노출이 조산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최신 통계기법을 활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기온이 높아질수록 조산 위험도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더운 날에는 조산 위험이 2.8% 증가했고, 극심한 폭염 상황에서는 증가폭이 3.8%까지 커졌다.

연구진은 여름철 발생한 조산 가운데 약 1.4%가 고온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실제 규모로 환산하면 출생 100만 건당 약 855건의 조산이 추가로 발생하는 셈이다.

흡연보다 큰 영향…국가별 격차도 뚜렷

연구진은 폭염의 영향이 기존에 알려진 주요 조산 위험 요인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저소득 국가에서 산모 흡연이 조산에 미치는 영향보다 크고, 말라리아와 유사한 수준의 부담을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국가별 차이도 컸다. 폭염으로 인한 조산 부담 위험은 파라과이에서 출생 100만 건당 1347건으로 가장 높았고, 스위스는 628건으로 가장 낮았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격차가 단순히 기후 차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고 봤다. 각국의 사회경제적 수준, 도시 환경, 냉방 환경 접근성, 보건 시스템 등 국가의 적응 능력이 임신부의 폭염 취약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사회적 취약계층 임신부 더 위험

특히 젊은 미혼모나 교육 수준이 낮고 경제적으로 취약한 여성은 폭염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아가 여아인 경우 열에 더 민감한 것으로 보이기도 했으나, 일부 하위집단 분석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이 충분하지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경제적 취약계층이 더 큰 위험에 노출되는 이유는 비교적 분명하다. 이들은 도시열섬효과로 더 더운 지역에 거주할 가능성이 높고, 야외 노동에 종사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크다. 냉방시설 접근성 역시 낮은 경우가 많다. 결국 사회적 불평등과 기후 불평등이 겹치면서 취약한 임신부에게 부담이 집중되는 것이다.

만삭 직전도 위험…출산 시점도 앞당길 수 있어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부분은 폭염의 영향이 조산에만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임신 37~42주 정상 범주 임신에서도 폭염이 분만 시점을 앞당길 가능성을 확인했다. 극심한 폭염은 임신 37~38주 시점의 출산 가능성을 3.7%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환경에서라면 자궁 안에서 더 오랜 기간 성장했을 태아의 분만 시점이 더위로 인해 앞당겨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폭염이 자궁 수축 촉진, 태반 혈류도 감소

연구진은 폭염이 조산 위험을 높이는 생물학적 기전도 제시했다. 더위는 임신부의 체온을 높이고 자궁 수축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더위로 인한 탈수는 전해질 균형을 무너뜨리고 태반으로 가는 혈류를 감소시킨다. 여기에 열로 인한 염증 반응과 산화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면 태아 발달에 영향을 주고 자궁경부숙화(cervical ripening)를 앞당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신부는 태아 성장 과정에서 평소보다 더 많은 열을 만들어낸다. 반면 체중 증가로 인해 그 열을 외부로 배출하는 능력은 떨어진다. 임신부가 폭염에 특히 취약한 집단으로 꼽히는 이유다.

조산, 생존해도 평생 건강 영향 가능성

조산은 임신 37주 이전에 출산하는 경우를 말한다. 조산아는 정상 출생아보다 사망 위험이 높고, 장기적으로 건강 문제를 겪을 가능성도 크다. 대표적으로 폐 미성숙에 따른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 기관지폐이형성증 같은 호흡기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뇌출혈과 뇌성마비, 괴사성 장염, 면역 기능 저하, 성장장애 등도 주요 합병증으로 꼽힌다.

기존에는 흡연, 감염, 조기양막파수, 임신부 스트레스 등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연구는 폭염 역시 중요한 환경적 위험 요인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폭염, 기후 문제이자 공중보건 문제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폭염이 더 빈번하고 강해질 경우 조산 부담 역시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응이 늦어질 경우 신생아 및 소아 건강 분야에서 수십 년간 이뤄온 성과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임상 현장에서는 산전 관리 과정에서 폭염을 위험 요소로 고려해야 하며, 도시 차원에서는 녹지 조성, 기후 쉼터 확대, 조기 경보 체계 마련 같은 적응 대책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자주 묻는 질문]

Q1. 폭염이 실제로 조산 위험을 높이나요?
네. 이번 국제 공동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높아질수록 조산 위험도 증가했으며, 극심한 폭염 상황에서는 조산 위험이 최대 3.8%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Q2. 왜 임신부가 폭염에 더 취약한가요?
임신 중에는 태아 성장으로 체내 열 발생이 증가하지만, 체중 증가로 열을 외부로 배출하는 능력은 감소합니다. 여기에 탈수와 체온 상승이 겹치면 자궁 수축과 태반 혈류 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Q3. 폭염이 조산 외에도 영향을 미치나요?
연구진은 폭염이 조산뿐 아니라 정상 범주의 임신에서도 분만 시점을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임신 후기일수록 열 노출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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