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128번째 칼럼(*)에서 “2026년 1월 발표된 미국인을 위한 식단 지침(DGA, Dietary Guidelines for Americans)에는 몇 가지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했다.
(*)“단백질 더 먹으라면서 포화지방은 줄이라니?”(코메디닷컴 2026년 5월 21일, https://kormedi.com/2817922/)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잠깐 소개하자면, 첫 번째 오류는 “끼니마다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장려하고 단백질 섭취를 식사의 최우선 순위로 삼은 것”이라 했다. 특히 하루 단백질 섭취 권장량을 1.2~1.6g/kg으로 증가시켰는데, 이는 기존 권장량인 0.8g/kg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양이다.
단백질 권장 뒤에 따라오는 ‘포화지방’ 문제
하지만 대부분 현대인은 이미 권장량 이상의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다. 단백질 과잉 섭취는 당뇨병 증가, 신장 기능 저하, 골다공증 야기, 심혈관 질환 증가 등의 부작용을 불러온다. [1].
두 번째 오류는 “동물성 식품에서 나온 포화지방도 건강한 지방(Healthy fat)으로 안내한 것”이라 했다. 그러나 포화지방 과잉 섭취는 혈중 중성지방 및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를 높이고 죽상동맥경화증을 불러와 심장병과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킨다 [2].
또한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여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인다 [3]. 2024년 메타분석에는 포화지방 섭취가 많은 집단에서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4].
비만·당뇨 줄인다면서, 왜 육류를 더 권하나
그럼, 이어서 또 다른 오류도 짚어보겠다. 새로운 지침 서문에는 미국 성인의 70% 이상이 과체중 또는 비만이고 미국 청소년(12세~17세)의 약 1/3이 이미 당뇨 전(前)단계라는 심각한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이 새로운 정책을 시행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정책대로 한다면 이미 나빠진 미국인들의 건강을 더 해칠 위험이 있다 [5, 6]. 아이러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셰릴 앤더슨(Cheryl Anderson) 교수는 "포화지방 섭취량을 총칼로리의 10% 이내로 유지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이는 미국 국민에 혼란스러운 메시지로 다가올 수 있다"고 했다. 만약 미국 농무부(USDA)가 학교 급식에 육류를 더 많이 포함하도록 지침을 해석한다면, "당뇨나 비만 같은 식습관 관련 만성 질환이 아이들에게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라 정부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우려한 것이다 [7].
여기에 더해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영양학과 교수인 프랭크 후(Frank Hu)도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들어있는 붉은 고기, 버터, 우유, 치즈 등 '포화지방'이 풍부한 동물성 식품을 권장하는 메시지는 포화지방 섭취량 증가, LDL 콜레스테롤 증가,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8].
새 식단 지침은 정작 누구를 위했던 것일까
새로운 식단 권고안에 '육류와 유제품'이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면서, 또 다른 전문가들은 “이 지침이 특정 산업에 유리하게 보인다”는 문제도 지적했다.
실제 조사 결과, 식단 지침을 만든 농무부(USDA)의 과학패널 위원 9명 중 8명이 축산업계나 유가공 업계로부터 어떤 형태로든 자금을 지원받은 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기와 우유 섭취를 왜 그렇게 강조했는지 짐작이 가는 부분이다 (아래 기사) [9, 10].

미국 <<뉴욕타임스>>도 논평에서 해당 지침이 특정 산업 분야에 이익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익과학센터(Center for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 와 미국영양학회(American Society for Nutrition)를 비롯한 여러 단체는 지침 개발 과정에서의 투명성 부족을 비판하며, 이에 따라 대중의 신뢰가 이미 손상되어 그들의 조언은 신뢰할 수 없다고도 했다 [11].
하버드대 영양학부 월터 윌렛(Walter Willett) 교수 역시 “미국 농무부(USDA)의 가이드라인은 식품업계의 영향을 많이 받기에 과학적 진실을 채택하지 않아, 미국인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가세했다 [12].
프랑스는 왜 반대로 갔나
이에 더해 미국 정부 발표와 비슷한 시기인 2026년 2월, 프랑스 정부는 미국과는 정반대로 육류 소비를 줄일 것을 권고했다 [13].
프랑스 보건 당국이 육류 섭취 감축을 권고하는 근거 중 하나는 암 예방이다.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햄, 소시지 등 가공육은 담배처럼 발암 위험이 큰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또한 소고기, 돼지고기 등 붉은 고기는 발암 가능성이 큰 ‘2A군 발암물질’로 분류해 이들의 과다 섭취는 대장암, 췌장암, 전립선암을 증가시킨다고 이미 발표했었다 [14].
어느 나라 정책이 더 과학적인가? "단백질을 더 많이 섭취하고, 유제품을 충분히 섭취하고, 소기름이나 버터 같은 동물성 지방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과학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15].
그렇다면 단백질과 지방,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미국의 새 식단 지침은 현실을 모르는(또는 무시하는) ‘탁상공론’ 같은 정책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모순적인 지침을 극복하는 현명한 방법은 있다.
지침대로 단백질 섭취량을 대폭 늘리면 필연적으로 포화지방 섭취도 같이 증가한다. 고단백 동물성 식품(고기, 생선, 우유, 계란 등)에는 단백질 함량이 높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포화지방 함량도 높기 때문이다.
'포화지방'을 현명하게 섭취하는 방법은 동물성 식품을 제외한 나머지 식품 즉, 견과류, 씨앗류, 올리브유, 아보카도를 선택하면 된다. 이들 식물성 식품에는 포화지방은 적고, '불포화 지방'이 많으며, 콜레스테롤은 전혀 없기에 심혈관 건강에 좋다.
'단백질' 섭취도 동물성 식품을 제외한 나머지 식품인 콩류, 견과류, 씨앗류, 통곡물을 선택하면 된다. 이들 식물성 식품에는 단백질이 많을 뿐만 아니라 동물성 식품에는 없는 '식이섬유'가 많아 장(腸) 건강에도 좋다. 또한 항산화 물질, 파이토케미컬, 비타민, 미네랄 등 기타 영양소를 풍부히 함유하고 있어 각종 만성질환 예방 및 건강 증진에 효과적이다.
당뇨, 고혈압, 심장병 같은 만성질환에 가장 강력한 약은 "채식(무가공 식물식: Whole-food plant-based diet)"이다. 모순덩어리, 새 미국인 식단 지침을 따라 스스로 건강을 해치는 어리석은 분들이 없기를 바란다.
송무호 의학박사, 정형외과·생활습관의학 전문의

참고문헌
1.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It/article/all/20260121/133199431/2 2. FM Sacks, AH Lichtenstein, JHY Wu, et al. American Heart Association. Dietary Fats and Cardiovascular Disease: A Presidential Advisory From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Circulation 2017;136(3):e1-e23.
3. PK Luukkonen, S Sädevirta, Y Zhou, et al. Saturated fat is more metabolically harmful for the human liver than unsaturated fat or simple sugars. Diabetes care 2018;41(8):1732-1739.
4. J Mei, M Qian, Y Hou, et al. Association of saturated fatty acids with cancer risk: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Lipids Health Dis 2024;23(1):32.
5. CDC https://www.cdc.gov/nchs/fastats/obesity-overweight.htm
6. CDC https://gis.cdc.gov/grasp/diabetes/diabetesatlas-spotlight.html
7. The Guardian https://www.theguardian.com/us-news/2026/jan/17/rfk-jr-new-dietary-guidelines-health
8. Harvard T.H. Chan. Nutrition Source https://nutritionsource.hsph.harvard.edu/2026/01/09/dietary-guidelines-for-americans-2025-2030
9. Stat News https://www.statnews.com/2026/01/07/new-dietary-guidelines-review-panel-financial-ties-beef-dairy-industry/
10. Green Queen https://www.greenqueen.com.hk/us-dietary-guidelines-for-americans-2025-rfk-jr-letter/
11. New York Times https://www.nytimes.com/2026/01/09/well/dietary-guidelines-conflicts-of-interest.html
12. 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 https://www.hsph.harvard.edu/nutritionsource/2016/01/07/new-dietary-guidelines-remove-restriction-on-total-fat-and-set-limit-for-added-sugars-but-censor-conclusions/
13. 코메디닷컴 https://n.news.naver.com/article/296/0000097543?lfrom=kakao
14. V Bouvard, D Loomis, KZ Guyton, et al. Carcinogenicity of consumption of red and processed meat. The Lancet Oncology 2015;16:1599-1600.
15. The cancer letter https://cancerletter.com/podcastc/20260408-dietary-guidelin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