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1일 (토)

“근육 만들려 먹어?”... 고기와 콩, 장 세포도 회복 시킨다

고기·유제품·콩·견과류에 들어 있는 시스테인, 장 줄기세포 재생 신호 강화…암 치료 후 장 손상 회복 새 가능성 제시

고기나 유제품, 콩, 견과류에 들어 있는 흔한 아미노산이 손상된 장을 스스로 회복하도록 돕는 ‘재생 스위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편집

한국인의 식탁이 달라지고 있다. 탄수화물 밥 중심 식사에서 고기와 달걀, 유제품, 단백질 보충식 위주 식단으로 이동하면서 단백질 섭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영양학회는 지난해 발표한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서 전체 에너지 섭취량 중 단백질 적정 비율을 기존 7~20%에서 10~20%로 높였다. 반면 탄수화물 비율은 55~65%에서 50~65%로 조정했다.

탄수화물을 하향한 이유는 전통적인 식단이 탄수화물에 과도하게 치우쳐 있어, 이를 과잉 섭취할 경우 당뇨, 대사증후군 등과 같은 만성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 단백질 섭취 비율이 7~10% 수준으로 지나치게 낮은 군에서 탄수화물 섭취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영양 불균형이 확인되기도 했다.

반면 단백질 섭취량을 높인 것은, 단백질 섭취가 불충분하면 면역력 저하와 성장 지연이 발생할 수 있으며, 75세 이상 고령층에서 나타나는 근감소증(Sarcopenia)을 예방하기 위해서 최소 단백질 섭취 기준(하한선)을 기존 7%에서 10%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삼았다.

단백질은 근육뿐 아니라 피부와 혈관, 면역세포, 장 점막 등 몸 대부분의 조직을 구성하는 핵심 영양소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쉽게 피로해지고 근육량 감소와 면역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으며, 노년층에서는 낙상과 근감소증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단백질이 장 건강과 조직 회복에도 직접 관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고기, 콩, 우유 단백질…장 줄기세포 재생 촉진까지
지난해 10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오메르 일마즈 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먹는 흔한 식품 속 아미노산 ‘시스테인’이 장 줄기세포 재생을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시스테인은 고기와 유제품, 달걀, 콩류, 견과류 등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아미노산이다. 연구진은 개별 영양소가 조직 회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생쥐에게 단백질을 구성하는 20종의 아미노산을 각각 강화한 식단을 제공한 뒤 장 줄기세포 반응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시스테인이 가장 강한 재생 효과를 보였다. 장세포가 시스테인을 흡수하면 이를 ‘코엔자임A(CoA)’라는 물질로 전환했고, 이 과정이 장 점막 내 면역세포인 CD8 T세포를 활성화했다. 활성화된 면역세포는 회복 신호물질인 인터루킨-22(IL-22)를 분비했고, 이 신호가 장 줄기세포 재생을 촉진했다.

실제 시스테인이 풍부한 식단을 먹은 생쥐에서는 장 조직 회복 속도가 더 빨랐고, 방사선으로 손상된 소장 조직 재생도 활발하게 나타났다. CD8 T세포가 IL-22를 통해 어떻게 장 줄기세포 회복을 돕는지 그 과정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추가 실험에서 항암제 ‘5-플루오로우라실(5-FU)’ 투여 이후에도 비슷한 회복 효과가 관찰됐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단순한 영양학 연구를 넘어 단백질이 항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장 손상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마즈 교수는 “합성 약물이 아니라 자연적인 식이 성분을 활용한다는 점이 의미 있다”며 “시스테인 보충이나 식이 조절이 치료 부작용 완화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무조건적인 고단백 섭취는 주의해야
단백질의 이러한 효과를 보겠다고 무조건적인 고단백 식단은 주의가 필요하다. 일부 젊은층에서는 체중 감량이나 근육 증가를 위해 단백질 보충제와 육류를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과도한 육류 중심 식단은 포화지방과 나트륨 섭취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며, 기존 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중요한 것은 단순히 단백질 양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균형이라고 강조한다. 육류와 생선, 달걀, 유제품뿐 아니라 콩류와 견과류 등 다양한 식품을 통해 필요한 아미노산을 골고루 섭취하는 식습관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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