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염이나 담낭결석 수술은 더 이상 대학병원만의 영역이 아니다. 복강경 수술이 표준으로 자리 잡은 데 이어, 최근에는 단일공 로봇수술을 선택하는 환자도 늘고 있다. 절개 부위를 줄이고, 복강 안에서 더 정교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부산 온병원은 19일 "간담췌외과 김건국 교수가 2025년 4월 첫 로봇 담낭절제술을 시행한 뒤 1년여 만에 개인 통산 로봇수술 200례를 넘어섰다"고 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다빈치SP를 활용한 개인 수술 건수로는 가장 많은 수준”이라고도 했다.

어떤 환자들이 로봇 담낭절제술을 받았나?
온병원이 2025년 3월 27일부터 2026년 5월 15일까지 김 교수 로봇수술 202례를 분석한 결과, 환자 평균 연령은 49세였다. 최연소는 20세, 최고령은 91세. 환자 폭이 그만큼 넓다는 얘기다.
그중 가장 많은 연령대는 40대와 50대였다. 40대 69명, 50대 55명으로 전체의 60.4%를 차지했다. 사회활동이 많은 중장년층에서 흉터, 통증, 회복 기간 등을 고려해 로봇수술을 선택한 사례가 많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여성 환자도 절반 이상이었다.
질환별로는 담낭염이 가장 많았다. 전체 202례 중 담낭염이 162례로 80% 안팎을 차지했다. 담낭 용종 22례, 기타 담낭 질환 18례가 뒤를 이었다. 거주지는 부산 환자가 179명으로 대부분이었지만, 경남·울산은 물론 서울·경기·강원, 미국에서 온 환자도 포함됐다. 평균 재원일수는 4일이었다. 이틀만에 퇴원한 사례도 있다.
고령·비만·수술 이력 있어도 선택지 될 수 있나?
로봇수술의 강점은 단순히 “작게 째는 수술”에 그치지 않는다. 특히 고령, 비만, 과거 수술 이력으로 복강 내 유착이 의심되는 환자에서는 수술 시야 확보와 정교한 박리가 중요하다.
온병원에 따르면 실제 수술 사례에는 고혈압과 과거 자궁근종 수술 이력이 있는 50대 여성, 수년간 담석증을 방치하다 급성 담낭염으로 입원한 40대 여성, 갑상선암 수술 이력과 고도비만이 함께 있던 40대 남성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로봇 담낭절제술 후 특별한 합병증 없이 퇴원했다.
다만 로봇수술이 모든 담낭 질환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일반 복강경 수술로 충분한 경우도 많다. 환자 입장에서는 담낭염의 급성도, 담석 위치, 과거 복부수술 이력, 비만도, 전신 상태, 비용 부담 등을 함께 따져야 한다.
단일공 로봇수술, 무엇이 다른가?
다빈치SP는 배꼽 부위의 작은 절개창 하나를 통해 기구를 넣는 단일공(單一孔) 로봇수술 장비다. 수술 부위는 고화질 3D 화면으로 확대해 볼 수 있고, 로봇 팔은 좁은 공간에서도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다. 손떨림 보정 기능도 있다.
이 때문에 담낭 주변의 혈관, 담관, 간 조직을 세밀하게 구분해야 하는 수술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절개 부위가 작아 통증과 흉터 부담을 줄이는 데도 유리하다. 빠른 일상 복귀를 원하는 직장인이나 흉터에 민감한 환자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다.
김건국 교수는 “로봇수술은 고령 환자, 고도비만 환자, 과거 수술 이력으로 유착이 예상되는 환자에서 정밀한 접근이 필요한 경우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지역 환자들이 담낭 질환 치료를 위해 무조건 수도권 대형병원을 찾지 않아도 되도록 지역 내 정밀수술 역량을 높여가겠다”고 했다.
한편, 담낭절제술은 '포괄2차종합병원'이 맡아야 할 대표적인 중등도 수술 질환의 하나다. 지역 병원이 이런 수술 데이터를 축적한다는 것은 단순한 장비 도입 이상의 의미가 있다. 환자가 “서울로 가야 하나, 지역에서 치료해도 되나”를 판단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실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