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여보, 앞접시 쓰세요”…‘가족의 정’보다 위생이 중요?

[김용의 헬스앤]

식사 할 때 헬리코박터균 감염 예방을 위해 앞접시를 활용해 반찬, 찌개를 덜어 먹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내 입속에 들어갔던 젓가락으로 식탁 위의 김치를 집어 든다. 곧바로 “여보, 앞접시 쓰세요” 핀잔이 들려온다. 찌개는 꼭 앞접시에 덜어 먹지만 작은 김치통 안의 김치는 그냥 먹곤 했다. “아차” 모든 반찬을 덜어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식사 때 앞접시는 이제 필수가 됐다. 직장 회식은 물론 집에서도 항상 사용한다. 앞접시는 여럿이 음식을 먹을 때 각자 덜어 먹기 위한 것이다. 위생은 물론 음식 낭비도 줄일 수 있다. 찌개 하나를 각자의 수저로 떠 먹던 과거의 식습관은 이제 사라지고 있다.

가족이라도 위생 관리는 철저해야 한다. 회사 회식에서 A형 간염을 가진 사람과 식사를 함께 한 경우 나도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귀가한 후 집에서 식사할 때 나도 모르게 가족에게 옮길 수도 있다. 예전에 앞접시가 처음 등장할 때 “정 없다”는 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위생이 더 중요하다. 코로나19 유행 때 앞접시 사용이 크게 늘면서 이제는 덜어 먹지 않으면 꺼림칙한 느낌이 남는다. 앞접시는 호흡기 감염병, 간염, 위암 원인인 헬리코박터균 예방 등 다양한 질병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아직도 일부 식당에서 반찬 재활용?

아직도 극소수의 식당에서 반찬 재활용을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거의 근절됐지만 여전히 손님이 먹다 남긴 반찬을 다시 다른 손님에게 내놓는 곳이 있다. 이는 심각한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다. 국민의 건강을 해치는 범죄로 분류된다. 식품위생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식품접객 영업자와 종업원은 손님이 먹고 남긴 음식물은 다시 사용·조리하거나 보관해서는 안 된다. 식품위생법에 따른 식품접객업소는 일반음식점뿐만 아니라 제과점, 유흥-단점주점 등도 포함된다.

손님이 먹고 남긴 음식을 다시 사용-조리-보관하다 적발되면 업주는 영업정지와 함께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건강 상태를 모르는 수많은 사람의 침이 묻은 반찬을 다른 손님이 먹으면 A형 간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술 잔 돌리기’가 위험한 이유다. A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따른 급성 감염 질환으로 제1군 법정감염병이다. 발열, 구토, 쇠약, 복통, 설사 등이 증상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감염된 줄 모르고 일반 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감염 일주일 정도 지나야 황달 등 증상이 나타난다.

위암 발생 위험도 높아지는 이유?

다른 사람의 침이 묻은 음식을 먹으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될 수 있다. 위의 점막에 기생하는 세균으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위암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위암은 짠 음식, 탄 음식, 가공육(햄-소시지-베이컨 등), 흡연, 음주, 유전 등도 위험 요인이다. 이런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쳐 암이 생긴다. 몇 년 전까지 위암은 한국의 암 발생 순위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점차 환자 수가 줄고 있는 추세를 보인다.

1월 발표된 한국의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위암은 2023년에만 2만 8943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전체 암 발생의 10.0%로 5위를 차지했다. 흡연-음주-회식이 잦은 남자 환자가 더 많다. 1만 9295명이다. 여자는 9648명이다. 남녀를 합쳐 환자의 나이를 보면 60대가 32.9%로 가장 많았다. 이어 70대 25.9%, 50대 17.7%의 순이었다. 위암 예방을 위해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막고 소금에 절인 음식보다는 생채소, 특히 양파, 마늘, 파, 부추 등을 먹는 게 도움이 된다. 위 점막을 해치는 흡연은 피해야 한다. 유전이 있으면 이런 생활 습관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가족 중 두 사람이나 위암 생긴 경우

과거 가족들이 둘러 앉아 찌개 하나를 떠 먹던 ‘정겨운’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위생이 더 중요하다. 위암이 줄고 있는 것은 짠 음식을 덜 먹고 앞접시 생활화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가족 중 두 사람이나 위암이 생긴 경우 유전뿐만 아니라 찌개, 반찬 공유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대중 식당도 반찬을 뷔페처럼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다만 반찬을 많이 가져가 남기는 일이 없어야 한다. 먹을 만큼만 덜어 가야 한다. 가정에서도 반찬을 뷔페처럼 식탁에 두면 위생은 물론, 반찬 낭비가 줄어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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