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든 사람이 낮잠을 더 길고 자주 잘수록, 특히 오전 시간대에 낮잠을 자면 사망 위험이 상당히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러시대 연구팀은 시카고에 사는 56세 이상 1338명(평균 나이 81.4세)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들을 최대 19년(평균 8.3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준 시점에 비해 낮잠을 자는 시간이 1시간 늘어날 때마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13%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낮잠 횟수가 하루 1회 추가될 때마다 사망 위험이 7%씩 상승했다.
특히 낮잠을 자는 시간대가 매우 중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낮잠을 주로 오전 9시~오후 1시에 자는 노인은 주로 오전 11시~오후 5시에 자는 노인에 비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30%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나이가 2.5세 더 많은 것과 맞먹는 위험 수치다.
반면 낮잠 시간이 들쭉날쭉한 것은 사망 위험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긴 낮잠과 잦은 오전 낮잠이 건강 악화의 초기 징후나 행동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Objectively Measured Daytime Napping Patterns and All-Cause Mortality in Older Adults)는 최근 국제 학술지 《미국의사협회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실렸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성인은 낮잠을 15~30분 자는 게 좋다. 이를 ‘파워 냅(Power Nap)’이라고도 한다. 낮잠을 자다가 깊은 수면 단계에 빠지기 전에 깨어나면, 쌓였던 피로가 확 풀리고 인지 능력을 높이는 데도 좋다. 낮잠을 한 시간 이상 늘어지게 자면 야간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심혈관병, 대사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나이에 따라 낮잠의 생리적 의미가 다르다. 영유아나 성장기 어린이는 뇌 발달과 성장을 위해 낮잠을 규칙적으로 자는 게 바람직하다. 성인이나 노인이 낮잠을 너무 오래 자면 야간 수면 장애(불면증, 수면무호흡증 등)나 신체 기능의 저하를 의심할 수 있다. 특히 노년기의 과도한 낮잠은 생체 리듬의 교란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는 사망 위험과도 직결된다. 나이가 많을수록 낮잠 시간을 짧게 유지하고 활동량을 늘려야 한다.
낮잠과 사망 위험 사이에 상관 관계가 있는 이유로는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기저질환(지병)의 지표다. 긴 낮잠은 심혈관병, 만성 염증, 당뇨 등 미처 발견하지 못한 병으로 인한 피로감 탓일 수 있다. 둘째, 생체 리듬의 파괴다. 특히 오전 낮잠은 생체 시계가 고장 났음을 뜻한다. 이는 면역 체계와 호르몬 조절에 나쁜 영향을 준다. 셋째, 야간 수면의 질 저하다. 낮에 너무 오래 자면 밤에 깊이 잠들지 못하게 되고, 만성적인 수면 불균형에 시달리면 신체 회복력이 떨어져 사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1. 낮잠을 잔 뒤 더 피곤하고 어지러울 때가 간혹 있는데, 무엇 때문에 그런가요?
A1. 수면 관성(Sleep Inertia) 현상 탓입니다. 낮잠 시간이 30분을 초과하면 뇌가 깊은 수면 단계에 들어갑니다. 이 상태에서 갑자기 깨어나면 뇌가 각성 상태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걸려 불쾌한 기분과 두통, 집중력 저하를 겪게 됩니다. 깊은 수면 단계에 들어가기 직전인 '얕은 잠' 단계에서 일어나는 게 바람직합니다.
Q2. 낮잠이 심혈관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나요?
A2. 네, 낮잠과 심장 건강의 관계는 시간에 달려 있습니다. 스위스 로잔대 병원 연구 결과를 보면 주 1~2회에 걸쳐 10~20분 정도 짧게 낮잠을 자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이 48%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낮잠이 습관적으로 한 시간 이상으로 길어지면 고혈압과 심부전 위험이 높아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Q3. 전 세계적으로 낮잠 문화, 즉 시에스타(Siesta)가 점차 사라지는 추세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A3. 전통적인 낮잠 문화는 주로 기온이 높은 지역에서 낮 시간의 열기를 피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불규칙하거나 과도한 낮잠이 제2형당뇨병 위험을 약 31%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실내 냉방 시설의 발달과 업무 효율성 강조로 많은 국가에서 낮잠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보건 정책도 무조건적인 낮잠보다는 밤잠의 질을 높이는 쪽에 관심을 갖는 추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