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부지런히 걷는데...걷기 열풍 속 ‘운동 부족’이 웬말?”

미국 ‘유산소운동·근력운동 지침’ 모두 충족하는 비율 25% 그쳐...한국 걷기 실천율, 대도시 68% 농어촌 47%로 격차

한국에서도 황톳길 맨발 걷기 등 걷기 열풍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보건 당국의 건강 지침을 제대로 충족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 '주 150분 유산소운동과 주 2회 근력운동' 지침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신체 활동인 ‘걷기’가 보건 당국의 권장 지침을 충족하는 데는 상당히 큰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농촌 지역 거주자들은 도시 거주자보다 노동 시간은 길지만, 체계적인 운동 부족으로 건강 지표가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대 연구팀이 미국 성인 약 40만 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44%가 가장 즐기는 운동으로 걷기를 꼽았다. 하지만 걷기를 주된 운동으로 삼는 사람 중 보건 당국의 권장 지침(주 150분 유산소운동과 주 2회 근력 운동)을 모두 충족하는 비율은 2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촌 거주자들은 정원 가꾸기나 사냥 등 야외 활동을 활발히 하지만, 유산소 및 근력 운동 지침을 충족할 확률은 도시 거주자보다 더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도시에서는 헬스장이나 공원 등 운동 시설 접근성이 좋아 달리기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하는 비중이 높은 반면, 농촌에서는 노동에 의한 피로와 인프라 부족으로 체계적인 운동에 나설 여건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농촌 지역의 건강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시골 도로의 갓길을 넓히거나 폐건물을 운동 센터로 개조하는 등 물리적 환경을 먼저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Adults’ leisure-time physical activity preferences by metropolitan status and association with physical activity guidelines, United States, 2019)는 최근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렸다.

한국에서도 ‘맨발 걷기’, ‘둘레길 걷기’ 등 열풍이 불고 있지만, 미국 연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걷기에만 치중하는 습관은 반쪽짜리 건강관리가 될 위험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질병관리청의 ‘2024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등 대도시의 걷기 실천율은 68%로 높았지만, 보행 인프라가 취약한 농어촌(읍·면) 지역은 47%에 그쳤다. 지역 간에 건강 불평등 문제가 엄연히 존재한다.  

또한 한국 농어촌 지역의 비만율은 36%로 도시 지역의 33%보다 다소 높았다. 이는 농기계 사용 증가와 대중교통 이용을 위한 보행 기회 감소 등으로 농어촌 주민의 실제 운동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뜻한다.

농촌 지역의 경우 농림어업직군 등 노동 중심의 직업 구조상 몸을 움직이는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이 대도시보다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고된 밭일과 같은 ‘노동’은 신체의 특정 부위만 반복적으로 사용해 관절에 무리를 줄 뿐, 심혈관 건강을 증진하거나 전신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의 효과를 대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사, 정원 가꾸기 등 활동은 ‘비운동성 신체 활동’에 가깝다. 칼로리는 소모하지만, 심박수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 유산소 효과나 근육 섬유를 발달시키는 저항 운동 효과가 낮다. 오히려 반복적인 노동은 특정 관절의 퇴행성 변화를 가속할 수 있어, 이를 지탱해 줄 근력 운동이 필수적이다.

걷기 운동을 할 때는 ‘천천히 오래 걷기’보다는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속보’를 섞어주는 것이 좋다. 걷기만으로는 근육량을 제대로 유지하기가 어려우니 일주일에 최소 두 번은 계단 오르기, 스쿼트, 아령 들기 등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스쿼트는 허리를 곧게 편 상태에서 의자에 앉듯 엉덩이를 뒤로 빼며 내려갔다 올라오는 동작으로, 하체 근육을 강화하고 전신의 균형을 잡아주는 대표적인 근력 운동이다.

[자주 묻는 질문]

Q1. 걷기 운동을 할 때 '만 보'라는 숫자에 집착할 필요가 있나요?

A1. 숫자 자체보다 '어떻게 걷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무조건 많이 걷는 것보다 하루 7000~8000보를 걷더라도 그 가운데 20~30분을 활기차게(속보) 걷는 것이 조기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훨씬 효과적입니다. 양보다는 강도를 높이는 전략이 건강 지침 충족에 유리합니다.

Q2. 근력 운동을 주 2회 하라고 하는데, 한꺼번에 몰아서 해도 괜찮나요?

A2. 근육의 회복 시간을 고려하면 나누어 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근력 운동 후 미세하게 손상된 근육 세포가 재생되는 데는 48~72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월요일과 목요일처럼 간격을 두고 실천하는 것이 근육 생성 효율을 높이고, 한꺼번에 몰아서 무리하게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상 위험도 줄일 수 있습니다.

Q3. 실내 사이클이나 수영 같은 다른 유산소 운동으로 걷기를 대체할 수 있나요?

A3. 충분히 가능합니다. 무릎 관절이 약해 걷기가 부담스럽거나 과체중인 분들에게는 체중 부하가 적은 실내 자전거나 수영이 훌륭한 대안이 됩니다. 어떤 종목이든 심박수가 평소보다 20~30% 이상 올라가는 상태를 일정 시간 유지해 심폐 기능을 자극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