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가공식품이 여성의 임신 가능성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은 당분, 지방, 나트륨, 식품 첨가물을 다량 함유하고 산업적 공정을 거친 인스턴트 식품이나 라면, 음료·과자류를 말한다. 뇌졸중과 심근경색, 암·당뇨를 포함해 30가지 이상의 질병 위험을 높이는 등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 맥마스터대·브라질 상파울루대 공동 연구팀은 미국 국가보건영양조사 데이터를 활용해 여성의 임신 시도와 초가공식품 섭취량의 관계를 조사했다. 분석 대상에는 20~45세 성인 여성 2582명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식단에서 초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임신 가능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가공식품이 전체 식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 이상인 사람들은, 20% 미만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임신 가능성이 약 60%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초가공식품 비중이 20%p(포인트) 차이 나면 임신 가능성은 최대 85%나 낮아졌다.
1년 이상 임신 시도에 실패한 여성들은 식단에서 초가공식품의 비중이 평균 30.64%였던 것에 비해 정상적으로 임신을 한 여성들은 평균 26.67%의 비중을 기록했다. 연구팀은 “평균 차이는 4%p 수준인데도 이미 통계적·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고 해석했다.
이같은 경향은 체중이나 비만도 등을 보정한 후에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초가공식품 비중이 10%p 늘어날 때마다 위험은 더 큰 폭으로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연구팀은 “초가공식품 섭취가 많아지면 프탈레이트나 비스페놀 등 내분비계를 교란하는 환경호르몬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고, 결과적으로 배란이나 호르몬 분비 과정이 영향을 받으면서 불임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한국인의 식단 역시 초가공식품에 점령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단국대 식품영양학과 발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총 에너지 섭취량에서 초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25%였으며, 가장 많이 초가공식품을 섭취하는 상위 25% 그룹은 에너지 섭취의 절반 이상을 초가공식품에서 얻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서도 식단이나 영양 섭취가 난임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받기 시작한 만큼, 한국영양학회 역시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초가공식품을 줄이고 유형에 따라 선택적으로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영양과 건강(Nutrition and Health)》에 최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