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루증 탓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뜻밖에 참 많다.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심리·행동 치료가 조루증 남성의 사정에 걸리는 시간을 약 2배로 늘리고 성적 만족도를 높여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마르부르크대 연구팀은 유럽 비뇨기과학회 연례 학술대회(EAU26, 13~16일 영국 런던)에서, 조루증 치료를 위한 디지털 접근 방식의 효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조루증 남성 80명에게 ‘멜롱가 앱(Melonga App®)’을 12주 동안 쓰게 했다. 이 앱은 비뇨기과 전문의와 심리학자들이 설계한 것이다. 마음챙김, 각성 인식 훈련, 인지행동 치료, 사정 조절을 위한 ‘정지-시작’ 기법 등 조루증 치료에 좋은 기술과 정보를 제공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멜롱가 앱을 쓴 그룹은 사정 시간(질내 삽입에서 사정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소의 평균 61초에서 125초로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그룹(대조군)은 사정 시간에 거의 변화가 없었다. 앱 사용자의 사정 조절 능력은 눈에 띄게 개선됐고, 조루증과 관련된 걱정이 줄었다.
그 덕분에 성생활에 대한 즐거움과 자신감 등 삶의 질 지표도 유의미하게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2주 후 앱 사용자 중 22%는 자신이 스스로 측정한 기준에 따라 더 이상 조루증을 겪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A digital health application to reduce premature ejaculation symptoms: Final results of the German CLIMACS study)는 유럽 비뇨기과학회가 소개했으며, 동료 사전평가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조루증은 남성의 약 30%가 겪는 흔한 병이지만, 수치심 때문에 실제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경우는 9%에 그친다. 기존의 약물이나 크림 치료는 원인보다는 증상 완화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았다.
조루증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성학회(ISSM) 등의 기준을 종합해 정의된다. 조루증에는 ‘질 내 삽입 후 사정까지의 시간’이 1분 이내(일차성)이거나 3분 이내(이차성)인 경우, 사정 조절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 관련 증상으로 본인이나 파트너가 심한 스트레스와 성적 불만족을 겪는 경우가 포함된다.
조루증에는 심리적 요인과 신경생물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게 정설이다. 심리적 요인에 의한 심인성 이론은 초기 성 경험 당시의 습관이 조건반사로 굳어지거나 수행 불안이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것을 조루증의 원인으로 본다. 반면 신경생물학적 이론은 뇌 내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수치가 낮거나 수용체의 민감도가 떨어져 사정이 빨라진다는 가설과 귀두 민감도가 남들보다 높은 상태를 조루증의 핵심 원인으로 꼽는다.
조루증과 관련된 연구 결과도 적지 않다. 기존 연구 결과를 보면 일반 남성의 사정시간 중간값은 5.4분인 데 비해, 조루증 환자의 90% 이상은 1분 안에 사정한다. 많은 연구에서는 선천적 조루증 환자에게서 세로토닌 운반체 분비에 영향을 주는 특정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다. 이는 조루증이 생물학적 원인을 가졌음을 뒷받침한다.
치료 측면에서는 정지-시작 기법 등 행동 치료가 단기적으로 60% 이상의 개선율을 보이지만 약물 치료 없이는 재발률이 높다. 수술(배부신경차단술) 치료는 과민성 환자에게 선택적으로 시행될 수 있다는 게 비뇨기과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다만 감각이 뚝 떨어지거나 통증 등 부작용 위험이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 조루증 환자에 대한 ‘정지-시작(Stop-Start)’ 기법= 미국 듀크대 의대 비뇨기과 제임스 세만스 교수가 1956년 개발한 행동 치료법이다. 사정 직전의 감각을 인지하고 이를 지연시키는 능력을 훈련하는 방법이다. 이 기법은 사정 직전에 성적 자극을 멈춰 흥분을 가라앉히는 과정을 되풀이하는 것이 핵심이다.
훈련은 단계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단독 훈련이며 파트너 없이 스스로 남성의 그곳을 자극하다가 사정이 임박한 흥분 단계에 이르면 즉시 자극을 중단한다. 이후 흥분이 가라앉으면 다시 시작하길 3회 반복한 뒤 4회째에 사정한다. 2단계는 윤활제나 비눗물을 활용해 실제 성관계와 비슷한 매우 자극적인 환경에서 조절 능력을 높이는 연습을 한다.
3단계는 부부(파트너) 합심이다. 파트너가 손으로 자극을 도와주는 방식으로 진행하며, 남성은 자신의 감각에 집중하다가 사정 임박 때 신호를 보내 중단하게 한다. 마지막 4단계인 실전 훈련에서는 성관계 중 사정감이 오면 삽입된 상태에서 움직임을 멈추거나 잠시 몸을 분리해 감각을 진정시킨 뒤 다시 시작한다.
성공적인 훈련을 위해서는 회음부 근육의 떨림이나 심박수 급증 등 신체적 변화를 예민하게 알아차리는 감각 인지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주 2~3회 꾸준히 실천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훈련 중 조절에 실패하더라도 자책하지 않고 심리적 여유를 가져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정지-시작 기법은 얼마나 오래 해야 효과가 나타나나요?
A1. 개인차가 있지만 보통 4~12주 정도 꾸준히 훈련했을 때 유의미한 사정 시간 연장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이 기법은 자극을 멈추는 것입니다. 이에 비해 ‘압박 기법(Squeeze technique)’은 사정감이 올 때 귀두 끝부분을 강하게 눌러 사정 욕구를 물리적으로 억제하는 것입니다. 자극을 스스로 조절하는 정지-시작 기법이 최근에 더 널리 권장됩니다.
Q2. 술을 마시면 사정 시간이 늦춰진다는 게 사실인가요?
A2. 술은 중추신경을 억제해 일시적으로 사정을 늦출 수 있지만, 과도한 음주는 발기 부전을 일으키거나 성적 만족도를 떨어뜨리므로 권장되는 해결책이 아닙니다.
Q3. 조루증 치료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하나요?
A3. 증상과 원인에 따라 다릅니다. 심인성 요인이 크다면 행동 치료와 약물 치료를 병행해 점진적으로 약을 끊을 수 있지만, 신경생물학적 요인이 강한 경우에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