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0일 (금)

“간 기능 안 좋으면 단백질 줄여라!”…간암 성장도 늦출 수 있어

간 기능 저하 시 단백질 대사 과정에서 생기는 암모니아가 종양 성장 연료로 작용

단백질 섭취를 줄이면 간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 간암 발생 위험을 낮추거나 종양 성장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편집

간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 단백질 섭취를 줄이면 간암 발생 위험을 낮추거나 종양 성장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럿거스대 어니스트 마리오 약학대학 웨이싱 종 교수팀은 간 기능이 손상된 상태에서는 단백질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암모니아가 체내에 축적돼 종양 성장을 촉진할 수 있으며, 단백질 섭취를 줄이면 이러한 환경을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러트거스 암연구소의 암 대사·면역 프로그램 연구진이기도 한 웨이싱 종 교수는 “간 질환이나 간 손상으로 간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 간암 위험을 낮추기 위해 단백질 섭취를 줄이는 식이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간은 단백질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질소를 암모니아로 전환한 뒤 이를 요소로 바꿔 소변을 통해 배출한다. 하지만 간 기능이 저하된 경우 이러한 암모니아 해독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체내에 독성 물질이 축적될 수 있다. 암모니아는 신체와 뇌에 독성을 나타내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암모니아 축적이 단순히 간암의 결과인지, 아니면 종양 성장을 촉진하는 요인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동물 실험을 수행했다.

먼저 쥐에서 간 종양을 유도한 뒤 일부 쥐에서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암모니아를 처리하는 핵심 효소를 비활성화했다. 다른 집단은 정상적인 암모니아 처리 기능을 유지하도록 했다.

그 결과 암모니아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쥐에서는 체내 암모니아 농도가 높게 축적됐고, 종양 부담이 더 커졌으며 생존 기간도 더 짧았다.

추가 분석에서는 축적된 암모니아가 종양 세포 성장에 필요한 아미노산과 뉴클레오타이드 합성에 활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암모니아가 종양 세포 증식에 필요한 대사 물질의 공급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어 암모니아 생성 자체를 줄이는 전략으로 단백질 섭취량을 낮춘 식이를 적용했다. 그 결과 저단백 식이를 한 쥐는 일반 식이를 한 쥐보다 간 종양 성장 속도가 유의하게 느렸고 생존 기간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이러한 식이 전략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간 기능이 정상적인 경우에는 단백질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암모니아가 간에서 효율적으로 요소로 전환돼 배출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암 치료 과정에서는 근육량 유지와 체력 보존을 위해 오히려 단백질 섭취를 권장하는 경우도 많다”며 “간 기능 상태에 따라 식이 전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환자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 후 식단을 조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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