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요로 감염이 치명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요로 감염은 신장, 요관, 방광, 요도, 전립선 등 소변이 지나는 길에 세균이 침입해 염증성 반응을 일으키는 증상이다. 약 85%는 항문에 남은 대장균이 방광으로 역행하며 감염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 시더스-시나이 메디컬센터(Cedars-Sinai Medical Center)는 요로감염과 알츠하이머를 다룬 논문 433편을 분석해 “요로 감염이 섬망을 일으켜 노인들의 인지 기능을 악화시키고 치매 진행을 가속화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요로 감염은 노인 섬망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요로 감염 환자의 약 30~35%에서 섬망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는데, 섬망이 발생한 환자는 이후 1년간 인지 저하 속도가 평균 2.2배 빨라졌다.
섬망이 나타나면 뇌가 기능을 빠르게 잃으면서 주의력 저하, 의식 변화, 망상·환각 등의 증상을 보인다. 치매와는 다르게 섬망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회복이 가능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섬망을 경험한 환자는 이후 알츠하이머나 치매 진단을 받을 위험이 3.4배 높아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섬망 증상을 1번 경험할 때마다 치매 위험은 20%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미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에게 요로 감염을 통한 섬망이 발생하면 60일 내 사망할 위험이 큰 폭으로 높아졌다. 이들 환자에게 요로 감염은 단순한 감염에 그치지 않고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요로 감염이 면역 반응을 일으켜 뇌 손상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요로가 감염되면 전신의 염증 반응이 증가하고, 급성 염증 반응과 면역 체계를 조절하는 단백질인 ‘인터루킨 6(IL-6)’의 혈중 농도가 올라간다. 이 때문에 신경세포 수용체가 과하게 활성화되고, 결과적으로 신경 염증이 늘어나고 뉴런 손상이 빨라진다는 것이다.
치매 환자의 뇌는 이미 신경세포가 줄어들어 있고 뇌의 연결성이 떨어진 상태라 작은 염증도 타격이 커진다. 여기에 치매 환자는 잦은 소변감과 불편감을 스스로 알아차려 빠르게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에 감염이 악화되고, 이는 다시 치매 증상을 빨라지게 만드는 악순환이 생긴다.
연구팀은 “노년기 요로감염은 뚜렷한 증상이 없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치매 환자의 보호자들은 요로감염 여부를 신중하게 파악해야 한다”며 “환자의 배뇨 패턴이 갑자기 달라지거나 소변의 색·냄새 등이 달라진다면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퇴행성 질환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학술지 《알츠하이머와 치매(Alzheimer’s & Dementia)》 최근 호에 발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