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이 보유한 자기주식(자사주)을 1년 내 소각하도록 하는 상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코앞에 두면서 연초부터 이어진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자사주 처분 움직임도 더 빨라질 조짐이다.
국회는 24일 본회의를 열고 1년 내에 자사주를 소각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처리 중이다. 개정안 처리를 반대하는 야당(국민의힘)의 무제한 토론이 이어지면서 처리가 늦춰지고 있지만 조만간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개정안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이면서 지난 20일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한 이후 법사위 전체회의(23일)를 거쳐 이날 본회의까지 일사천리로 처리돼 왔다. 야당은 반발했지만 의석 수에서 밀리면서 표결에서 뒤졌다. 대체로 만장일치로 법안이 처리되는 법안 소위원회도 표결로 진행되면서 재석 의원 11명 중 찬성 7명, 반대 4명으로 의안이 소위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경우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소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임직원 보상 등 일정 사유가 있는 경우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 예외적으로 처분할 수 있다. 주주에게는 보유 주식 수에 따라 균등한 조건으로 처분하고, 임직원 보상 또는 우리사주제도 실시 등의 경우 주주 외의 자에게 처분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부터 많은 기업들이 자사주를 처분해 왔고 이 같은 기조는 올해도 이어졌다. 유한양행은 지난 달 362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알리며 올해 가장 먼저 자사주 처분 움직임을 이어갔다. 이 회사는 지난해 5월에도 253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 바 있다.
동아에스티는 51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고 밝혔고 덴티움(392억원), 리브스메드(19억원), 화일약품(49억원), 셀트리온제약(139억원), 메타바이오메드(26억원) 등도 소각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일부 기업들은 자사주를 소각하는 대신 임직원 보상에 활용했다. 바디텍메드는 우리사주조합 유상처분으로 35억원, 한미약품은 임직원에 대한 생산성 장려금 주식 지급을 위해 48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처분한다. 한미약품 임직원 846명, 한미정밀화학 임직원 118명이 대상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우리사주조합에 두 차례(32억원, 75억원)에 걸쳐 처분한다. 지노믹트리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부여를 위해 8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처분한다. RSU는 일정 기간 근무하거나 성과를 달성하면 주식을 지급하는 것으로 일종의 인센티브다. 한미사이언스도 임직원 RSA에 17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넘긴다. 동아에스티도 우리사주조합에 13억원을 처분한다.
하나제약은 평택 신공장 건설자금과 연구개발 비용 확보를 위해 1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메타바이오메드는 직원 상여금 지급에 자사주를 처분했다.
한편,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기업의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앞두고 지난해 기업의 자기주식 처분 공시의 25.3%가 12월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1월 상장사의 자사주 처분 공시는 월평균 43.9건이었으나 12월에는 164건이 공시됐다. 상법 개정안 처리를 앞두고 기업들이 부랴부랴 자사주 처분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