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4일 (화)

“6개월이면 됐는데”…무려 6년 넘게 항암치료 받은 45세女, 英정부 상대 소송

동일 의료진 장기 과잉 항암치료 의혹 추가 제기...공식 조사 대상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원래 6개월만 받아야 했던 항암치료를 의료진의 과잉 진료로 6년 반 동안 받은 한 여성이,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 전해졌다. 배경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연과 관계 없음 / 하단=뇌종양 수술을 받고 6년 넘게 항암치료를 받은 사만다. 본인 제공

원래 6개월만 받아야 했던 항암치료가 의료진의 과잉 진료로 6년 반 동안 진행됐다. 이로 인해 환자는 조기 폐경, 치아 부식, 보행 장애 등 항암 후유증을 앓았다. 뒤늦게 과잉 진료 사실을 알게된 이 여성은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례를 전한 영국 매체 미러 등의 최근 기사에 따르면 45세 여성 사만다 스미스는 2014년 5월 뇌종양 진단을 받고 수술과 방사선 치료, 항암치료를 받게 됐다.

사만다의 상태는 국가 임상 가이드라인에 따라 항암제 ‘테모졸로마이드(temozolomide)’ 투여 기간이 6개월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사만다는 6년 반 동안 항암제를 복용해왔다. 당시 사만다의 진료를 담당한 종양내과 전문의 이안 브라운 교수의 권고에 따른 것이었다.

사만다는 2021년 병변 안정 판정을 받고서야 약물 중단 지시를 받았고 이후 브라운 교수가 은퇴한 후 새 담당 전문의가 그의 진료를 맡으면서 실제 필요했던 치료 기간은 6개월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만다는 불필요한 항암치료를 6년이 넘게 받은 것에 대해 NH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법적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NHS는 영국의 단일 공공의료 시스템으로, 법적 소송 대상은 병원 운영 주체인 NHS 트러스트이며, 배상 책임은 NHS 공공의료 시스템(정부 관리) 구조 안에서 이뤄진다.

그는 수년간의 과도한 항암치료로 인해 현재 만성 극심 피로, 반복 감염, 치아 부식, 조기 폐경, 기억력 저하, 보행 장애 등 장기 항암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으며,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병원 측은 사만다에게 보낸 공식 서한에서 “장기간 항암치료는 국가 가이드라인에도 부합하지 않으며, 과학적 근거 또한 부족했다”고 인정하며, “과도한 치료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피해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이 주목받는 이유는 사만다의 사례가 단독이 아닐 가능성 때문이다. 병원 측은 동일 의료진에게 진료받은 다른 환자 중에서도 14년 이상 항암치료를 받은 사례가 확인돼, 현재 독립적 외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의료진은 현재 영국 의사면허 관리기구(GMC)의 공식 조사 대상에 올랐다.

사만다의 의료 과실 전문 변호인단은 “사만다는 필요하지 않은 독성 약물을 장기간 투여받아 심각한 신체 손상을 입었고, 이는 명백한 의료 과실”이라며, “병원과 의료진의 진료 판단 체계 전반에 대한 투명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항암치료 오래 지속되면…만성 피로부터 신경 손상·조기 폐경까지 부작용

항암치료는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억제해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 치료법이지만, 치료 기간이 길어질수록 정상 세포 손상이 누적되며 다양한 장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만성 피로와 면역 저하다. 항암제는 골수 기능을 억제해 백혈구·적혈구·혈소판 수치를 감소시키며, 빈혈, 극심한 피로, 반복 감염 위험 증가가 나타난다.

⟪임상종양학저널(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장기 항암치료 환자의 70% 이상이 치료 종료 후에도 수개월~수년간 만성 피로를 경험하며, 폐렴·대상포진·요로감염 등 기회 감염 위험도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신경 독성과 인지 기능 저하도 대표적 장기 부작용이다. 일부 항암제는 말초신경을 손상시켜 손발 저림, 통증, 감각 둔화, 근력 약화, 보행 장애를 유발하며, 전체 환자의 30~40%에서 항암 유발 말초신경병증(CIPN)이 발생한다.

또한 기억력 저하, 집중력 감소, 사고 둔화 등 이른바 ‘케모 브레인’ 증상은 25~60% 환자에서 관찰되며, 일부는 치료 종료 후 수년간 지속된다는 보고도 있다.

여기에 조기 폐경과 생식 기능 저하, 치아 부식과 구강 질환, 심장·신장·간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일부 항암제는 누적 용량이 증가할수록 심부전 위험을 크게 높인다. 미국심장학회 학술지⟪서큘레이션(Circulation)⟫에 실린 장기 추적 연구에서는 항암치료 후 심부전 발생률이 일반인 대비 5배 이상 높았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항암치료의 핵심은 강도가 아니라 적정 기간과 중단 시점이라며, 정기적 재평가와 다학제 의사결정 체계가 과잉 치료를 막는 핵심 장치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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