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운전할 땐 감기약·수면유도제·항우울제 모두 No”... 음주만큼 위험해요

약물 운전, 졸림·반응 속도 저하 등으로 사고 위험 높일 수 있어

감기약이나 수면유도제, 항정신성의약품 등 약물을 복용한 뒤 운전하면 졸림, 집중력 저하 등으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일 퇴근 시간대 서울 종로구 종각역 앞 도로에서 70대 후반 택시 기사가 일으킨 추돌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부상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약물 간이 검사 결과 모르핀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고령 운전과 함께 약물 운전의 위험성 또한 재조명되고 있다.

A씨에게 검출된 모르핀은 마약성 진통제로, 주로 중증 외상이나 암 통증, 큰 수술 후 통증 등 심한 통증을 완화하는 데 사용된다. 만성 기침 등에 처방되는 감기약에도 모르핀과 같은 오피오이드 계열인 코데인 성분이 포함될 수 있다. 코데인은 체내에서 일부가 모르핀의 형태로 작용할 수 있기에 A씨가 감기약을 처방받아 복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모르핀을 복용하면 통증 완화 효과 외에도 졸림, 불안 안정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모르핀이 포함되지 않았더라도 항히스타민제가 포함된 코감기 약, 수면유도제, 항불안제 등 향정신성의약품도 복용 후 졸림, 근육 이완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운전 중 이런 증상이 보이면 집중력과 반응 속도가 저하되기 때문에 복용 직후 운전은 위험할 수 있다. 공황장애, 우울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신경계 진정 작용을 돕는 의약품 복용에 대한 운전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던 이유다. 

지난 2일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발생한 추돌사고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약물 복용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추정되는 사건들이 거듭 발생하고 있다. 개그맨 이경규는 지난해 6월 공황장애 약을 복용한 상태로 운전을 하다 주차된 버스, 주유소 벽 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지난달 31일에는 유명 BJ인 30대 여성이 수면유도제를 복용 후 운전하다 전봇대를 들이받아 도로교통법상 약물 운전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이달 2일 서울 도심에서 사고를 일으킨 A씨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과 도로교통법상 약물 운전 등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약물 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항정신성의약품 등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2023년엔 19건이 발생해 32명이 다쳤으며, 2024년에는 52건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86명이 부상당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약물 운전으로 인한 면허 취소 건수는 2019년 57건에서 2023년 113건으로 약 2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용 마약류 투약으로 인한 교통 사고는 최근 3년간 322건으로, 의료용 비마약 약물(272건), 불법 마약류(39건)에 비해 높은 수치로 집계됐다. 

올해 4월부터 약물 운전에 대한 처벌 수준은 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최근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앞으로 약물 운전을 한 것으로 추측되는 운전자가 검사에 응하지 않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혹은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약물 운전 금지 위반 행위에 대한 처벌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로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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