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물에서 이상한 냄새 나”…여행 간 70세女 온수욕조 사용 후 사망, 무슨 일?

탁한 물 이상한 냄새, 관리 부실 논란…검시 조사 2주간 진행

70세 생일을 맞아 가족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 온수욕조를 사용한 뒤 70세 여성이 사망한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현재까지 시설 측의 관리 과실 여부를 둘러싸고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배경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상단=폴렛 크룩스 가족 제공

70세 생일을 맞아 가족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 온수욕조를 사용한 여성이 사망한 사건이 벌어졌다. 사망 원인에 대해 시설 측의 관리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를 둘러싸고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더선 등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2020년 2월 7일, 폴렛 크룩스가 딸들을 포함 가족 10명과 함께 와이트섬의 태프넬 팜 휴가용 코티지를 찾으면서 시작됐다. 가족은 그의 70번째 생일을 기념해 숙소를 빌렸으며, 도착 직후부터 여러 차례 온수욕조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에서 확인됐다.

딸들의 증언에 따르면 해당 욕조에서는 퀴퀴하고 이상한 냄새가 났고, 물빛도 점차 탁해지며 색이 변하기 시작했다. 여행 3일째에는 물이 살짝 녹색빛으로 변할 정도였다고.

물 때문인지 여행에서 돌아 온 후 폴렛은 어지러움, 구토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나며 2월 16일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다. 이어 중환자실로 옮겨져 인공호흡기를 착용했고, 이틀 뒤 치료를 위해 유도 혼수상태에 들어갔다. 진단명은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돼 발생한 레지오넬라증.

폴렛은 3월 8일 뇌졸중과 심근경색을 겪고 끝내 숨졌다. 유족은 귀가 직후 코티지 측에 이메일을 보내 “부실하게 관리된 온수욕조로 인해 발생한 직접적 결과”라며 문제를 지적했다.

환경보건팀은 2월 19일 현장을 방문해 레지오넬라 검사에 착수했지만 해당 욕조에서는 확정적인 양성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다만 같은 부지의 다른 온수욕조에서 불량한 수질 지표가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자치단체는 결국 해당 시설에 대한 기소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가족 측에 통보했다.

온수욕조 청소와 관리자는 조사에서 “기억나는 문제는 없었고, 있었다면 보고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 가족의 숙박 기간 동안 매일 수질을 점검했다는 입장을 유지했지만, 검시관은 점검이 실제 이뤄졌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딸 데니스 스콧은 “도착해서 떠날 때까지 누구도 수질 검사를 하러 오지 않았다”며 시설 측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을 밝혔다.

가족은 각기 다른 시간에 깨어 있었고, 만약 담당자가 욕조에 접근했다면 가족이 데리고 온 반려견이 짖어 바로 알았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서머레이 검시관은 배심원단에게 “폴렛이 실제로 현장에서 감염됐는지, 그 감염이 사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검시는 최대 2주간 이어질 예정이다.

오염된 온수 시설에서 발생하는 레지오넬라증, 수 시간 사이 폐렴까지 위험

레지오넬라증은 레지오넬라균이 호흡기를 통해 폐에 침투하면서 발생하는 급성 세균성 폐렴이다. 이 균은 자연 환경의 물속에서도 존재하지만, 인공적인 급·배수 시스템에서 훨씬 더 쉽게 증식한다. 장기간 사용되지 않은 온수관, 샤워기, 냉각탑, 분수, 스파·온수욕조처럼 따뜻한 물이 고여 있는 환경에서 농도가 높아진다. 감염은 사람끼리 전염되는 것이 아니라, 오염된 수증기나 물방울을 들이마실 때 이루어진다.

잠복기는 보통 2~10일이며, 초반에는 미열·권태감·근육통처럼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해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그러나 몇 시간~수일 사이에 고열·오한·기침, 호흡곤란, 흉통을 동반한 폐렴으로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중증으로 악화되면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하며, 면역저하자, 노인, 만성질환자에서 특히 치명률이 높다. 일부 환자에서는 패혈증,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 신부전 등 장기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대응이 생사를 가른다.

레지오넬라균이 가장 활발히 번식하는 온도는 20~45℃로, 일반적으로 가정이나 숙박시설의 온수탱크, 욕조, 샤워기 수온에 해당한다. 스파와 온수욕조는 물이 지속적으로 순환·가열되기 때문에 관리 기준을 조금만 지키지 않아도 세균이 빠르게 증식할 수 있다.

염소 농도 저하, 여과장치 고장, 장시간 방치 등은 즉각적인 위험 요인이 된다. 물 밖으로 올라오는 미세 물안개 속에 균이 포함되면 호흡기 노출만으로 감염이 일어난다.

공중보건 차원에서 레지오넬라증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환경성 감염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 여러 보건당국은 온수탱크의 고온 유지(60℃ 이상), 정기적 소독, 물 정체 방지, 사용 전 충분한 배출, 세척을 핵심 예방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요양 숙박업소, 병원, 헬스케어 시설처럼 건강 취약군이 방문하는 장소는 정기적인 수질 모니터링을 필수로 받아야 한다. 온수욕조나 스파는 구조적으로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국제 보건 가이드라인에서도 가장 엄격한 관리 대상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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