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에서 10대 시절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고 가족과 생이별했던 남성이 또 한 번 머리 부상을 입은 뒤 기억을 되찾아 45년 만에 가족을 만난 사연이 소개됐다.
인도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히마찰프라데시 시르마우어 지역에 거주하는 이 남성은 16세이던 1980년, 일하던 호텔이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심하게 머리를 다쳤다. 당시 그는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기억 상실 상태에 빠졌고, 연락 수단조차 마땅치 않던 시절이라 가족은 수년간 그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 부모는 결국 아들의 생사를 모른 채 세상을 떠났다.
정체성을 잃은 그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라비 차우다리라는 새 이름을 얻게 됐다. 이후 그는 뭄바이와 마하라슈트라 등을 전전하며 살아가다, 마하라슈트라 난데드에 정착했다. 그곳에서 대학을 다니고 1994년에 결혼했으며,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아왔다.
두 번째 부상 뒤 꿈속에서 살아난 고향 기억
그러던 몇 달 전, 그는 또 한 번 머리를 다치는 사고를 입었고, 그후부터 이상한 경험을 하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살던 고향 풍경이 꿈속에 반복적으로 등장했고, 잊힌 기억들이 점차 선명해져갔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그는 한 대학생의 도움을 받아 꿈속에 나타난 장소들을 검색했고, 마침내 해당 지역 한 카페의 연락처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를 시작으로 그의 기억 속 정보와 일치하는 내용을 알고 있던 친척과 연결됐고, 그가 45년 전 실종된 리키 람이라는 남성임이 밝혀졌다.
지난 11월 15일, 그는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고향을 찾았다. 마을 주민들은 꽃을 건네며 그를 맞이했고, 형제들은 그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전문가 “두부 외상으로 기억 회복…극히 드문 사례”
두부 외상으로 인한 뇌손상은 손상 부위와 정도에 따라 기억, 언어, 감정 등 다양한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머리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면 기억 형성과 저장을 담당하는 해마뿐 아니라 전두엽과 측두엽 등 여러 부위의 신경 회로가 손상되면서, 사고 이전의 기억이 사라지는 역행성 기억상실이나 새로운 정보를 저장하지 못하는 전향성 기억상실이 발생할 수 있다.
환자 중 대다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을 서서히 되찾지만, 손상이 심한 경우 기억 공백이 오래 지속되거나 영구적으로 남기도 한다. 하지만 해당 사례처럼 두 번째 외상 이후 장기간 잃어버렸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사례는 의료 문헌에서도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의 한 정신건강 전문가는 이번 사례에 대해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두 번째 부상으로 잃어버린 기억이 되살아나는 경우는 거의 보고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