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BTS 진에 ‘기습 뽀뽀’ 日 여성 “억울해”…누리꾼 “남성 성희롱도 범죄”

[셀럽헬스] BTS 진 사례로 본 남성 성희롱 피해

진의 팬미팅 행사에서 일부 팬이 진에게 기습 뽀뽀를 해 성추행 논란이 일었다. 사진=SNS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김석진)에게 ‘기습 입맞춤’을 해 기소된 50대 일본 여성이 “분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남성 성희롱’에 대한 인식 부족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12일 50대 일본인 여성 A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진이 군 복무를 마친 후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가진 팬미팅 행사인 ‘프리허그’에 참석해 진의 볼에 기습적으로 입을 맞춘 혐의를 받는다. 당시 진은 당황하고 불쾌한 표정이 역력했으나, A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진의 목에 입술이 닿았다. 살결이 매우 부드러웠다”는 글을 남겨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후 일부 팬들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A씨를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고발 민원을 제기했다. 송파경찰서는 A씨를 입건하고 출석 조사를 마친 후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검찰에 송치했다.

일본 민영방송 TBS는 A씨가 한국에서 기소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수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A씨가 “억울하다. 이것이 범죄가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여자 아이돌한테 남성 팬이 기습뽀뽀했다면 어땠을까?”, “범죄인 줄 몰랐다는게 가장 큰 문제다”, “진이 성희롱 당한 것 아닌가? 뭐가 억울할까?”, “남성 성희롱도 엄벌해야 한다” 등의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여성에 대한 성추행 등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남성에 대한 성추행에 대해서는 범죄라는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A씨도 그런 사례로 꼽힌다. 남성 성희롱에 대해 짚어본다.

남성 성희롱

A씨가 평소 좋아하던 BTS 진에게 기습 뽀뽀를 한 데 대해 “범죄가 될 줄 몰랐다”고 말한 것과 관련, 일본 법률전문매체 뱅고시닷컴뉴스에 따르면 변호사 오구라 마사히로는 한국 형법 제16조를 들며 A씨의 형사 책임을 면하는 사유로 고려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형법 제16조(법률의 착오)는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한다.

오구라 변호사는 “이번 경우에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원칙대로 한국 형법상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고 여겨진다”며 “일본 형법상에서도 이 여성의 발언이 무죄 또는 감경 사유 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법적으로 성희롱은 남성, 여성 모두를 대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남성에 대한 성희롱 또한 명확히 인정된다. 성적 굴욕감이나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언동이 있었다면, 남성도 충분히 피해자가 된다. 실제로 남성의 성희롱 및 성폭력 피해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남성 성희롱 피해는 상사와 부하, 선후배 등 권력관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남자다움”에 대한 편견과 사회적 인식 때문에 피해 사실을 외부로 알리기 어렵거나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 동성 간(남-남) 또는 이성 간(여-남) 성희롱 모두 발생하고, 특히 직장 내에서 빈번하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2011년 약 740명이었던 남성 성폭력 피해자 수는 2023년에는 6636명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직장 내에서는 남성 근로자 4~5명 중 1명이 성희롱 피해를 경험하며, 서비스업 피해율이 가장 높았다. 신고율은 실제보다 낮으며, 많은 피해자가 상담이나 신고 대신 침묵을 선택한다고 보고됐다.

글로벌 스타 BTS 진. 팬의 몰지각한 성희롱은 스타를 힘들게 한다. 사진=연합뉴스

편견과 고통

남성 성희롱 피해자는 인권적·심리적 보호와 함께 적절한 법적, 조직 내 지원을 받을 권리가 있다. 성희롱은 피해자에게 불면증, 우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대인기피 등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여기에 더해 남성 피해자는 사회적 편견, 신고와 문제 제기에 따른 2차 피해(조롱, 불이익 등)로 인해 심리적 고통이 배가될 수 있다.

한국에서 ‘성희롱’ 자체는 형사처벌(징역·벌금)이 직접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신 행위가 발생한 환경(직장·교육기관·공공기관)에 따라 행정적 제재, 징계, 민사 손해배상으로 처리된다. 신체 접촉이 강제적·추행적이면 성폭력 범죄(형사처벌)로 넘어갈 수 있다. 한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성희롱 규율은 직장 내 성희롱이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는 성희롱을 ‘사업주, 상급자, 근로자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성적 언동으로 상대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것’으로 정의한다. 말, 메시지, 음담패설, 외모 평가, 불필요한 신체접촉 등이 포함되며 직장 내에서는 물론 업무와 관련된 회식, 출장, 모임 등 모든 공간, 시간에서 성립할 수 있다. 법적으로 성희롱은 “피해자의 주관적 관점”과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의 시각”을 함께 고려하여 판단한다.

형사처벌

성희롱 중 신체적 접촉·기습 키스·포옹·허리 잡기 등이 발생하면 단순 성희롱이 아니라 형사 범죄로 다뤄질 수 있다. 형법 제298조에 따르면 강제추행은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최근 ‘기습 뽀뽀’ 등 애정 표현(?)이 강제추행으로 엄격히 판단되는 판례가 늘고 있다.

강제추행은 형법상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거나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처벌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남성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 개선과, 피해 사실이 표출되고 해결될 수 있는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 아울러 직장 등을 포함한 모든 조직에서 동성 및 이성 간 성희롱에 대한 교육과 상담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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