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양성자치료센터를 만들려는 계획이 시작됐다. 부산 기장군 동남권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에 2027년 들어설 서울대병원 중입자가속기치료센터에 이어 또 하나의 암 방사선치료 핵심시설을 갖추겠다는 것.
현재 우리나라에 중입자가속기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암병원 지하에 하나가 있고, 양성자치료기는 경기 고양시 일산 국립암센터(NCC),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SMC)에 각각 하나씩 있다. 여기에 더해 중입자가속기는 서울아산병원이, 양성자가속기는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이 추가로 갖추려 준비하고 있다.
반면, 부산을 비롯한 부울경 권역은 암 치료의 30~33% 정도를 담당하는 방사선 치료에 있어, X선과 전자선을 이용한 선형가속기(LINAC)와 감마나이프 정도만 상급종합병원들이 갖추고 있을 뿐, 치료 효과가 높은 입자선 치료기는 아직 한 대도 갖추지 못했다. 지역 환자들이 암 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로 몰려드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다.
이런 의료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부산시와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기장군,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이 3일 ‘양성자치료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국가 예산을 따내기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이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측은 이와 관련, "양성자 치료기는 300억~500억원에 달하는 기계 장치 구입비, 방사능 오염을 방지할 차벽시설 등을 갖춘 별도 건물, 그리고 인건비 등을 비롯한 운영비까지 약 2500억 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들은 오전 11시 해운대 그랜드조선부산호텔에 모여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양성자치료를 도입해, 수도권에 집중된 암 치료 기반 시설(인프라)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 완결적 암 치료체계 구축을 위한 협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뜻을 모았다. 이날 협약식엔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정종복 기장군수 ▲이진경 한국원자력의학원장 ▲이창훈 동남권원자력의학원장 ▲김영부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장 등이 참석했다.

양성자치료, 중입자치료는 기존의 다른 방사선치료에 비해 주변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을 정밀하게 사멸시키는 최첨단 치료 기술. 특히 정상 조직 손상이 치명적인 소아암 치료에 효과가 높으며, 뇌·두경부암·폐암·간암·전립선암 등 혈액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고형암에 적용할 수 있다.
부산에 양성자치료가 도입되면, 동남권방사선의과학산단 서울대병원 중입자치료센터와 연계해 세계적 수준의 암 치료 단지(클러스터)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성장기 소아에게는 비교적 가벼운 에너지를 사용하는 양성자치료를, 재발암 등 난치성 암에는 강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중입자치료를 적용해 최적의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 지는 것.
아울러 기장 동남권방사선의과학산단은 기존의 방사성의약품 제조, 첨단재생의료 등 인프라와 연결해 암 치료산업 전 주기에 걸친 특화 생태계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부산시는 “연간 약 8만 건에 달하는 국내 방사선치료 중 약 10%(8000명 정도)가 양성자치료 대상이지만, 현재 치료 가능한 환자 수는 약 1500여명에 불과하다”고 추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