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 수술실에서 메스로 몸을 절개하지 않고도 비만 수술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최면에 빠져 비만 수술을 받았다고 믿으면 가능하다. 이스라엘 병원에서 ‘최면 수술’을 받은 환자의 86%가 3개월 내 체중이 줄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뉴스(ynetnews)’에 따르면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하다사 의료 센터에서 메스 대신 최면을 사용해 시뮬레이션된 비만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3개월 이내에 체중의 약 10%를 감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다사 의료 센터의 한 수술실에는 외과의사, 정맥 주사와 모니터는 있지만 메스는 없다. 정맥 주사에 바늘도 없다. 대신 심리학자이자 공인 최면 치료사인 마야 미즈라히 박사가 있다. 이곳에서 미즈라히 박사는 하다사 의료센터와 히브리대의 전문가로 구성된 다학제 팀과 함께 최면 수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 지금까지 최면 수술을 받은 참가자는 41명이다. 이 중 19명은 이전에 비만 수술을 받았고, 22명은 수술을 받은 적이 없었다.
수술 후 초기 결과에 따르면 3개월 만에 35명의 참가자(86%)는 체중이 줄기 시작됐다. 이전에 비만 수술을 받은 참가자 중 66%는 초과 체중의 20% 이상을 감량했다. 수술을 받지 않은 그룹에서는 55%에게서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대부분의 참가자는 3개월 만에 평균 10%의 체중을 감량했다. 연구의 최종 결과는 1년 안에 나올 예정이다.
예루살렘에 사는 69세의 로즈(가명)도 최면 수술을 받았다. 이전에 그녀는 일반적인 비만 수술로 약 60kg을 감량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체중이 원래 상태로 돌아왔다. 이후 체중 감량 주사를 맞았고, 심각한 부작용을 겪었다.
“체중을 감량할 수 없게 되자 절망에 빠졌다. 다시 몸을 절개해야 할까봐 정말 두려웠다”라고 말한 그녀는 최면 수술 연구에 참여하게 됐다. 몇 달 전 최면 수술을 받을 때 그녀는 일반 수술과 같이 수술 전날 금식을 했고, 당일에는 가운과 수술복을 입었다. 심전도, 정맥 주사, 심박수와 혈압을 추적하는 모니터도 그녀의 몸에 연결됐다. 다만 정맥주사에는 바늘이 없었다.
로즈는 “마치 똑같은 경험을 다시 겪는 것 같았다. 수술실의 소리, 냄새, 추위, 그리고 정맥 주사까지 마치 진짜 그곳에 있는 것 같았다”라며 “처음에는 회의적이었지만, 잃을 게 없다고 생각했다. 최악의 경우라도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회상했다.
외과 의사복을 입은 미즈라히 박사는 수술실에서 그녀에게 수술 단계에 대한 시각적 브리핑을 한 뒤 최면 상태에 빠지게 했다. 그 뒤 50분 동안 그녀에게 위의 크기를 줄이는 슬리브 위절제술 수술 과정을 단계별로 말했다. 미즈라히 박사는 “뇌는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한다. 뇌가 신체가 수술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시나리오를 구성함으로써, 마음은 실제 수술과 동일한 긍정적 효과, 즉 충만감, 자제력, 자신감, 변화에 대한 동기를 재현하거나 유발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3개월 만에 17kg을 감량한 로즈는 “평생 식욕을 자제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카페에서 빵을 다른 사람에게 건네주는 게 더 이상 어렵지 않다”라며 “빵의 유혹이 사라졌다. 정말 마법 같다”라고 말했다.
미즈라히 박사는 “최면이 일부 국가에서 체중 감량 도구로 사용되고 있지만, 아직 검증되지 않은 분야”라며 “이 연구가 실질적인 임상적 변화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