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연명의료 중단, 한 해 7만명 넘지만…절반은 가족이 대신 결정

서영석 의원 “삶의 마지막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 널리 알려야”

연명의료 중단제도가 시행 6년만에 성공적으로 정착했지만, 여전히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의 절반 가까이는 가족이 대신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명의료 중단을 선택한 사례가 제도 실시 6년 만에 누적 45만 건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절반 가까이는 여전히 가족이 대신 결정을 하고 있어,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겠다는 제도의 원래 취지가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보건복지부 제출 자료와 국가생명윤리정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연명의료 중단은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효과 없이 생명만 연장하는 치료를 받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이다. 담당의사와 전문의 1인이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않으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돼 사망에 임박한 상태인지를 판단해 결정하게 된다. 환자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환자가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상태라면 가족이 대신 의사를 확인할 수 있다.

또 환자가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있는 의료기관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했다면 이에 근거해 치료 중단을 결정할 수도 있다. 의향서를 통해 의사를 미리 밝힐 수 있는 치료에는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체외생명유지술 △수혈 △혈압 상승제 투여 등이 있다.

분석 결과 연명의료 중단 사례는 제도 시행 이후 매년 가파르게 늘어 지난해에는 7만61건을 기록했다. 올해는 8월까지 이행 건수가 5만2000여 건에 이르러 우리 사회에서 연명의료 중단 결정이 빠르게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 수도 꾸준히 증가했다. 누적 등록 건수는 올해 8월 기준 300만 건을 넘었고, 올해에만 33만 명이 넘는 환자가 신규 등록했다.

다만 현재 국내에서는 절반 가까운 환자가 본인의 뜻이 아닌 가족의 판단에 따라 연명의료 중단 여부를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첫해인 2018년 자기결정 비율은 32.4%였고, 작년에야 50.8%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다. 제도의 핵심 취지인 ‘자기결정권 보장’의 실현이 아직까지는 절반에 머무르고 있다는 의미다.

서영석 의원은 “연명의료 중단 결정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은 ‘웰다잉’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여전히 이 제도를 모르는 이들이 많다”며 “누구나 삶의 마지막까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에 대한 인식과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가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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