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위고비? 운동? 다이어트?...하지만 거기엔 커다란 ‘오해’ 숨어있다는데

[송무호의 비건뉴스] 94. GLP-1 기반 비만약 ④

오늘도 달린다. 오늘은 살이 얼마나 빠졌을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위고비는 놀라운 약물이다. 주 1회 68주 주사 시 체중의 약 15%를 감량할 수 있다. 하지만 1년 정도 지나면 더 이상 체중 감량은 되지 않기에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100kg인 비만인이 위고비를 1년간 사용해서 15kg의 살을 뺐다 해도, 여전히 체중은 85kg인 비만이다.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심장병, 중풍, 수면 무호흡증, 관절염, 치매, 암 등 각종 문제를 일으키기에 건강을 위해선 살을 더 빼야 하는 게 필수다 [1].

1년이 지나면 내성이 생기기에 더 이상 위고비의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약을 끊으면 체중은 다시 복귀한다. 더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는 없는 주사를 주 1회(약 10만 원) 계속 맞을 것이냐? 아니면 끊을 것이냐? 진퇴양난의 상황에 부딪치게 된다.

이 약의 장기 사용 시 부작용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기에 무턱대고 계속 맞기도 불안하다. 갑상선암이나 췌장암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체중을 더 뺄 수 있는 방법은 운동과 다이어트뿐이다.

위고비도 못 고치는 고도비만...그렇다면 이번엔 운동으로?

그런데, 운동은 살 빼는 데 좋은 방법이 아니다. 우리 몸을 하나의 내연기관이라 생각하면, 인간은 최고의 효율성을 가진 놀라운 내연기관이라, 운동으로 소비되는 칼로리 양은 의외로 적다.

예를 들어, 초코파이 한 개(170kcal)를 먹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이면 충분하지만, 운동으로 170kcal 열량을 태우는 건 쉽지 않다. 빨리 걷기 1시간, 탁구 45분, 테니스 40분, 수영 30분, 줄넘기 30분, 달리기 20분을 해야 소모할 수 있는 칼로리다.

달리기 해 본 사람은 안다. 20분간 달리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이 말은 역으로 20분간 달리기 한 후 초코파이 하나 먹으면 운동으로 소비한 칼로리와 상쇄된다. 허무하지만 우리 몸의 메커니즘은 그렇게 세팅되어 있다.

그래서 "살 빼려면 운동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살을 빼려면 운동보다 식사, 즉 다이어트가 훨씬 더 중요하다.

4개월간 다이어트만 한 그룹과 운동만 한 그룹의 체중 감량 정도를 비교한 연구에 의하면, 다이어트 그룹은 약 11kg 감량, 운동 그룹은 약 3kg 감량했다고 한다. 즉 다이어트가 운동보다 3~4배 더 효과가 있었다 [2].

체중 조절에서 다이어트와 운동이 차지하는 비율은 8:2 정도로 다이어트가 훨씬 더 중요하다 [3, 4, 5, 6]. 80% 효과가 있는 다이어트를 무시하고, 20% 효과뿐인 운동만으로는 살 빼기가 매우 어렵다.

운동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 운동은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다.

운동은 심장과 폐를 건강하게 하고, 근육을 만들어 기초대사량을 높이고, 뼈와 관절을 튼튼하게 만들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잠을 잘 자게 해서 면역시스템이 좋아진다. 특히 운동은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등 각종 만성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키기에 꼭 해야 한다 [7, 8].

다만, 운동 부족이 아니라 잘못된 식습관이 비만의 원인이다. 그렇다면, 어떤 다이어트가 가장 좋을까?

다이어트를 고민하는 현대인들은 참 혼란스럽다. 한쪽에서는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라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지방 섭취를 줄이라고 한다.

사실, 탄수화물이 비만의 적이라는 것처럼 어리석고, 비(非)과학적인 선전은 없다. 왜냐하면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서 가장 선호하는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탄수화물 먹지 말라는 주장에 대해

물론 지방과 단백질도 에너지가 될 수는 있지만, 지방은 분해 시 ‘케톤’이라는 산성(酸性) 물질이 나와 몸에 부담을 주고, 단백질은 분해 시 독성물질인 암모니아가 나와 몸에 해롭다.

하지만 탄수화물은 대사과정에서 에너지인 ATP(Adenosine Triphosphate, 아데노신 삼인산)를 생성하면서 물과 이산화탄소 이외에 다른 부산물을 남기지 않아 몸에 해가 없는 청정 에너지다 [9]. 특히 ATP는 세포 활동에 꼭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기에 '세포의 에너지 통화(通貨)'라고도 불린다.

요즘 시중에 유행하고 있는 저탄고지(低炭高脂, ketogenic diet, 탄수화물을 피하고 고지방 식품을 주식으로 하는 식이법) 다이어트는 1980년대 고기를 실컷 먹으면서 살을 뺀다는 말에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미국 앳킨스(Atkins) 박사의 저탄수화물 식단(한국에서는 '황제 다이어트'로 알려짐)의 변형이다.

저탄고지다이어트에 숨겨진 비밀...“돌팔이 의료

체중이 단기간에 어느 정도 빠지는 건 사실이지만, 체지방보다는 수분이 더 많이 빠져나간다. 장기간 지속되면 동물성 단백질 및 포화지방의 과다 섭취로 인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는 올라가고 건강에 필수 성분인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파이토케미컬 등은 결핍된다.

특히 혈액의 산성화로 인한 탈수, 전해질 불균형, 변비, 저혈당, 인슐린저항성, 고지혈증, 지방간, 신부전, 신장결석, 담석증, 골다공증, 우울증, 동맥경화, 부정맥, 심근경색, 뇌경색, 암, 조기사망 등 심각한 부작용으로 건강을 망치기에 결코 지속할 수 없는 다이어트다 [10, 11, 12, 13, 14].

실제로 미국에서는 앳킨스 다이어트를 따라하다 건강을 잃은 피해자가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2004년 엣킨스 박사가 72세 때 심장병 합병증으로 사망(당시 키 180cm, 체중 116kg, BMI 36으로 고도비만) 후 그의 회사는 파산했고 소송은 기각되었다 [15].

이후, 키토제닉이 ‘돌팔이 의료’(quackery)임을 간파한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가 했으나 유사 다이어트들이 끊임없이 시장에 나와 또 다른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도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사회적으로 심각한 건강 문제로 부각되어, 최근 하버드 대 건강 소식지에서 "키토 다이어트는 소아의 악성 간질에 사용되는 의학적 치료법으로 살 빼는 데 쓰면 안 된다. 왜냐하면 여러 심각한 부작용이 생겨 지속할 수도 없고, 중단 시엔 체중이 금방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아래 기사) [16].

[사진=송무호 제공]

왜 '저탄고지', '키토제닉' 다이어트처럼 초기에 체중 감량은 어느 정도 되지만, 결국에는 몸이 상하는, 눈속임 다이어트(Gimmick diet)를 권하는 분들이 계속 나오는 걸까? 돈이 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건강 정보를 얻는다. 정보의 객관성을 확보하려면 해당 정보를 유통시킨 자가 그 정보를 통해 얻게 될 이익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것을 지적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건강 정보는 글쓴이의 이익을 반영하는 정보가 많기 때문이다.

황제 다이어트류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는 이유

키토제닉 다이어트가 몸에 좋다고 주장하는 분들은, 그들의 독자들에게 각종 보충제와 종합비타민 등을 팔아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육식 위주의 식사는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항산화성분의 부족으로 영양 결핍 상태가 되어 건강을 해치기에 이런 영양제들을 따로 사 먹어야 한다. 그들의 홈피에 들어가 보라. 수많은 약 선전에 놀랄 것이다.

탄수화물이 아니라, 오히려 지방 섭취를 줄여야 살이 빠진다. 사실 '지방'은 기아(飢餓, hunger)에 대비해서 남은 에너지를 몸에 저장하는 수단으로 오랜 인류의 생존 방법이었기에 기아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현대인들이 지방을 많이 저장해 놓을 이유가 없다.

따라서 저(低)지방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육식에는 단백질뿐만 아니라 지방도 많이 포함되어 있기에 살이 찐다.

BMI 25 이상의 과체중 성인을 무작위로 5개 그룹(잡식, 세미(semi)채식, 페스코(pesco), 락토오보(Lacto-Ovo), 비건)으로 나누어 6개월간 칼로리 제한을 강제하지 않고(저지방 저당지수 식품 권장, 단,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은 제한) 체중 변화를 관찰한 결과, 완전 채식인 비건 그룹에서 가장 많은 체중 감소(평균 -7.5%)가 일어났다 (아래 그래프)[17].

* 출처: GM Turner-McGrievy, et al. Nutrition 2015

채식인들은 날씬하다.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식습관과 BMI 관계를 조사한 대규모 연구에 의하면, 잡식인의 평균 BMI는 28.8로 비만 상태였고, 채식인은 23.6으로 정상이었다. 채식인은 잡식인에 비해 평균 약 16kg 가벼웠다 [18]. 왜 채식하면 배부르게 많이 먹는데도 살이 빠지고 날씬해질까?

송무호 의학박사·정형외과 전문의

참고문헌

1. C Lupianez‐Merly, S Dilmaghani, K Vosoughi, M Camilleri. Pharmacologic management of obesity‐updates on approved medications, indications and risks. Alimentary pharmacology & therapeutics 2024;59(4), 475-491.

2. WC Miller, DM Koceja, EJ Hamilton. A meta-analysis of the past 25 years of weight loss research using diet, exercise or diet plus exercise intervention. 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1997;21:941-947.

3. KE Foster-Schubert, CM Alfano, CR Duggan, et al. Effect of Diet and Exercise, Alone or Combined, on Weight and Body Composition in Overweight-to-Obese Postmenopausal Women. Obesity 2012;20:1628-1638.

4. T. Colin Campbell, Center for nutrition studies. https://nutritionstudies.org/healthy-weight-loss-80-nutrition-20-exercise/

5. Women's Health. https://www.womenshealthmag.com/weight-loss/a19982520/weight-loss-80-percent-diet-20-percent-exercise/

6. Fitpage https://fitpage.in/the-80-20-rule-how-can-you-apply-this-for-weight-loss/

7. CY Jeon, RP Lokken, FB Hu, RM van Dam. Physical Activity of Moderate Intensity and Risk of Type 2 Diabetes: A systematic review. Diabetes Care 2007;30:744-752.

8. M Reiner, C Niermann, D Jekauc, A Woll. Long-term health benefits of physical activity – a systematic review of longitudinal studies. BMC Public Health 2013;13:813.

9. M Dashty. A quick look at biochemistry: carbohydrate metabolism. Clinical biochemistry 2013;46(15):1339-1352.

10. D Nordli. The ketogenic diet: uses and abuses. Neurology 2002;58(12 Suppl 7):S21-4.

11. HC Kang, DE Chung, DW Kim, HD Kim. Early- and Late-onset Complications of the Ketogenic Diet for Intractable Epilepsy. Epilepsia 2004;45(9):1116-1123.

12. Noto H, Goto A, Tsujimoto T, Noda M. Low-Carbohydrate Diets and All-Cause Mortality: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Observational Studies. PLOS ONE 2013;14(2):e0212203.

13. M Mazidi, N Katsiki, DP Mikhailidis, et al. Lower carbohydrate diets and all-cause and cause-specific mortality: a population-based cohort study and pooling of prospective studies. Eur Heart J 2019;40(34):2870-2879.

14. Y Schutz, JP Montani, AG Dulloo. Low‐carbohydrate ketogenic diets in body weight control: A recurrent plaguing issue of fad diets?. Obesity Reviews 2021;22:e13195.

15.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Atkins_diet#cite_note-27

16. Harvard Health Publishing https://www.health.harvard.edu/staying-healthy/should-you-try-the-keto-diet

17. GM Turner-McGrievy, CR Davidson, EE Wingard, et al. Comparative effectiveness of plant-based diets for weight los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of five different diets. Nutrition 2015;31(2):350-358.

18. S Tonstad, T Butler, R Yan, GE Fraser. Type of vegetarian diet, body weight, and prevalence of type 2 diabetes. Diabetes Care 2009;32:791-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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