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0일 (금)

"키 크는 주사 아닙니다"…식약처, 성장호르몬 오남용 단속

60%가 특별한 문제 없는데 사용…거인증 등 부작용 크게 늘어

키를 키우기 위한 성장호르몬 오용이 증가하면서 당국이 단속에 나섰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를 위한 치료제가 일부에서 '키 크는 주사'로 잘못 알려지면서 오남용 사례가 급증하자 보건당국이 심각한 우려와 함께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1일 사회적 관심 품목인 성장호르몬 제제가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단속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키 크는 약'으로 오남용 심각

성장호르몬 주사제는 본래 뇌하수체 성장호르몬 분비 장애, 터너증후군 등으로 인한 소아의 성장 부전이나 특발성 저신장증 등 특정 질환을 앓는 환아의 치료를 위해 허가된 의약품이다. 하지만 현재는 아이들의 '키 크는 주사'로 오용되는 사례가 흔하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2~12세 소아를 대상으로 한 성장호르몬 약물 처방 건수는 24만7541건으로 전년(19만건) 대비 30.2% 증가했으며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이 최근 5년 내 성장호르몬 주사제를 사용한 아동의 보호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대상 아동의 약 60%가 건강상 특별한 문제가 없음에도 단지 키 성장을 목적으로 주사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응답 아동 6명 중 1명은 평균 신장보다 컸으며,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해당하는 '소아 저신장' 아동은 41%에 불과했다.

'거인증' 등 심각한 부작용 우려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성장호르몬제는 저신장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는 임상시험이 진행되지 않았다. 따라서 저신장증이 없는 일반 소아·청소년에서는 어떤 효과와 부작용이 나타나는지 확인된 바 없다.

실제로 성장호르몬 주사제 사용이 급증하면서 부작용 보고 건수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대한 이상 사례 보고는 2014년 27건에서 2023년 106건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식약처는 “해당 의약품을 정상적으로 사용하더라도 주사 부위 통증, 주사 부위 출혈, 주사 부위 타박상 등이 다빈도로 발생할 수 있고, 정상인에게 장기간 과량투여하는 경우 거인증, 말단비대증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식약처는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병·의원, 약국 등을 중심으로 과대광고 여부 등 현장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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