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순한 습관처럼 보였던 까치발 걷기나 보폭의 차이가 자폐 스펙트럼의 한 단서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자폐인의 보행(gait) 특성은 주요한 신경발달학적 특징 중 하나로, 걸음걸이가 뇌 구조와 감각 처리 방식의 차이를 반영하는 '운동적 표현'일 수 있다는 것이 학계의 분석이다.
호주 모나시대학교의 임상심리학자이자 신경발달 연구 프로그램을 이끄는 니콜 라인하트 교수는 최근 학술지《The Conversation》에 기고한 글을 통해 자폐인의 보행에서 나타나는 주요한 생체역학적 차이를 설명했다. 그가 이끄는 연구팀은 30년에 걸친 추적 연구와 다수의 실험 데이터를 통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과 성인의 보행 패턴이 전형 발달군(neurotypical group)과 구조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입증해왔다.
주요 보행 차이, 단지 '걸음걸이' 문제가 아니다
이들 연구진에 따르면 자폐인의 걸음걸이에서 자주 관찰되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까치발 걷기(toe-walking): 발 뒤꿈치를 바닥에 거의 닿지 않고, 발가락이나 앞꿈치로만 걷는 형태
△안짱걸음(in-toeing) 및 팔자걸음(out-toeing): 양발이 안쪽 혹은 바깥쪽으로 회전된 상태에서 걷는 보행 양상
△느린 보행 속도: 평균보다 느린 보행 속도와 긴 시간의 한 걸음 소요 시간
△넓은 보폭(wider step width): 발 간 간격이 넓고 중심 이동이 불안정함
△지지기(stance phase)의 연장: 한 발이 지면에 닿아 있는 시간이 전형적 발달 아동보다 길며, 이는 안정성 보완 행동으로 해석
라인하트 교수는 “자폐 아동은 개인 간 보행의 속도, 보폭, 리듬에서 훨씬 더 큰 변동성을 보인다”며 “이는 단지 근육 사용이나 운동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감각 통합(sensory integration) 및 운동 제어 시스템의 발달적 차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왜 이런 보행 차이가 발생할까?…뇌의 운동 조절 영역과의 연관성
이러한 보행 특성의 배경에는 기저핵과 소뇌의 발달 및 기능적 연결성 차이가 있다. 이들 부위는 인간의 움직임을 매끄럽고 자동적으로 조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동은 이들 영역에서의 신경회로 발달이 전형 발달군과 달라, 결과적으로 보행의 리듬성, 속도 조절, 협응력, 자세 안정성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감각 과부하(sensory overload) 또는 인지적 과부하(cognitive overload) 상태일 때는, 걷는 방식 자체가 그 순간의 내적 스트레스를 반영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