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을 놓고 볼 때 물과 관련된 연구는 단연 중요한 주제다. 물은 우리 신체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물을 섭취하지 않고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 와서 보니 물과 관련된 연구가 매우 많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현재 필자가 참여 중인 연구만 봐도 물 소비를 줄이는 방법, 수질 오염에 대한 인식, 마시는 물에 대한 안전성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연구 지원 공고를 살펴보면 미시간 지역에서 물과 관련한 환경 주제가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수질 보호와 관련해 자주 논의되는 또 하나의 이슈는 바로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은 안 쓰이는 곳이 없을 정도로 모든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 중 미세플라스틱은 건강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수돗물 안전이 걱정돼 생수를 마신다 해도, 플라스틱 용기에서 나오는 미세플라스틱을 피할 수는 없다.
최근 뉴욕타임즈에서 티백에도 마이크로플라스틱이 포함되어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 바르셀로나 자치 대학의 바다이 박사팀이 저명한 국제학술지 ‘케모스피어(Chemosphere)'에 발표한 연구에서 티백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는 연구결과를 기사로 쓴 것이었다. 티백은 다양한 재료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의 티백은 종이와 나일론, 폴리프로필렌 같은 유연한 재질의 플라스틱으로 구성되어 있고, 어떤 티백은 생분해되는 폴리 유산지로 구성되어 있다.
마이크로플라스틱이 몸 속으로 들어가면 갖가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마이크로플라스틱은 음식을 통해서, 혹은 숨을 쉴 때 공기를 통해 혈액이나 신체 조직으로 유입될 수 있다. 이 미세 입자가 신체에서 외부 유입물로 인식된다면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기거나 심혈관 질환을 야기할 수 있고, 더 심각하면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티백 속 미세플라스틱을 덜 섭취할 수 있을까?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최선의 방법은 티백으로 쌓이지 않은 티를 우려서 섭취하거나 종이 재질로 티백을 구성한 티를 찾아서 마시는 것이다. 종이 재질의 티백도 100% 마이크로플라스틱이 없다고 보장할 수는 없지만, 미세플라스틱 재질에 덜 노출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는 마시기 전에 티백을 한 번 헹구는 방법이다. 식품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푸드케미스트리(Food Chemistry)’에 따르면 티백을 상온에 한 번 담그거나 흐르는 물에 씻은 후 티를 우리면 마이크로플라스틱 노출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차의 향이 일부 사라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티백을 함께 넣고 다시 우려 내는 행위는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티백을 전자레인지에서, 혹은 끓인 물에 재차 우리는 것은 마이크로플라스틱 방출을 늘릴 수 있다. 차를 다시 따뜻한 상태로 마시고 싶다면 티백을 제거한 후 데우는 것을 추천한다.
티백 속 마이크로플라스틱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와 워싱턴대학교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연구하는 햄슨 박사후연구원은 “이 문제를 제대로 연구하려면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누어 장기적으로 건강 변화를 추적해야 하지만, 이는 윤리적인 문제가 따른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더 정밀한 연구를 통해 티백에서 나오는 마이크로플라스틱이 실제로 우리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어쩌면 마이크로플라스틱은 현대 사회에서 완전히 피할 수 없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일상 속에서 작은 실천을 통해 노출을 줄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첫번째 노력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