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 없다고? 당근 케이크 필요한 까닭
[이성주의 건강편지]
우리나라엔 ‘의사의 날’도 없지만, 미국에선 오늘(2월 3일)이 ‘여의사의 날’이랍니다. 미국에선 오늘이 ‘당근 케이크의 날’이기도 한데, 아마 많은 미국인들이 여의사의 날은 몰라도 당근 케이크의 날은 알 겁니다.
국내 여러 사전에서 오늘을 ‘국제 당근 케이크의 날’로 소개했던데, ‘National Carrot Cake Day(국가 당근 케이크 날)’이므로 미국의 비공식 기념일일 따름입니다. 이날의 유래에 대해선 불분명하지만 미국에선 오늘 당근 케이크를 만들어서 가족과 함께 먹거나, 디저트로 사 먹는다고 하네요. ‘당근’ 전국의 레스토랑에선 디저트로 당근 케이크를 내놓겠지요?
세계적으로 당근 케이크의 요리법이 소개된 첫 기록은 1827년 영국에서 발간된 프랑스 요리책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영국에서 설탕이 부족해지자 정부가 나서서 당근을 케이크와 푸딩, 심지어는 빵에도 넣으라고 권고했다고 하네요. 미국에선 1960년대 당근 케이크가 가장 대중적인 디저트의 하나로 자리잡았고, 마침내 이 디저트를 기념하는 날까지 만들어졌지요.
당근 케이크의 고갱이는 ‘당근’ 당근이겠지요? 당근은 ‘단맛이 나는 뿌리식물(糖根)’로 알기 쉽지만, 한자어가 당근(唐根)입니다. 당나라 또는 중국에서 온 뿌리식물이라는 뜻으로 미나리과의 한두 해 살이 뿌리채소이지요. 원산지는 아프가니스탄을 가로지르는 힌두쿠시 산맥 일대로 알려져 있으며, 8~10세기 이베리아 반도에 살던 무슬림인 무어인을 통해 유럽에 전파됐다고 합니다. 유럽에선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처음 재배됐습니다. 한반도에선 언제 처음 들어왔는지는 불분명하지만 16세기부터 재배됐다고 하며, 1970년대 대량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당근에는 항산화, 항암 효과가 있는 베타카로틴이 듬뿍 들어있고 루테인, 지아잔틴, 리코펜 성분이 풍부해 눈 건강에도 좋다고 합니다. 당근은 단맛이 나지만, 당지수(GI)가 낮은 데다가 풍부한 섬유질이 혈당과 인슐린 수치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돼 당뇨병 환자가 즐기기에 ‘딱’입니다. 당근 속 칼륨은 혈압 조절에도 좋습니다. 당근 케이크도 과식하지 않고 적당히 먹으면 건강에 좋다는 얘기겠지요?
당근 케이크는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있는 간식이어서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맛집들이 줄줄줄 나오네요. 여러 곳에서 흰 밀가루보다 통밀을 사용해서 예쁘고 맛난 데다가 건강에도 좋게 만들어 유혹하고 있더군요.
오늘, 비록 미국의 ‘당근 케이크의 날’이지만, 우리도 함께 즐겨 보는 것은 어떨까요? 달콤해서 기운이 나기도 하고, 건강에도 좋은 데다가 당근 케이크를 먹을 이유가 하나 더 있어요. 당근의 꽃말은 ‘새로운 시작’, ‘희망’이랍니다. 기운 빠지는 일이 많은 요즘 새로운 내일을 생각하면 정신 건강에도 좋겠지요? 오늘, 군침 도는 예쁜 모양의 케이크 한 조각을 입에 넣고, 희망을 음미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1809년 오늘은 독일의 작곡가, 지휘자, 피아니스트인 펠릭스 멘델스존이 태어난 날입니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정경화의 협연으로 감상해볼까요? 두 곡 준비했는데, 어느 곡이 더 나은가요? 저는 둘 다 좋은데···. 첫 곡은 1971년 BBC TV 스튜디오에서 독일의 앙드레 프레빈이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 둘째 곡은 1980년 시카고 심포니홀에서 헝가리 출신의 게오르그 솔티가 지휘하는 시키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입니다. 정경화의 명연주를 소개하는 유튜브 ‘twofinedays’ 페이지에서 연결했습니다.
좋은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