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각약물의 일종인 케타민의 유도체인 에스케타민(제품명 스프라바토)은 이미 미국에서 성인의 치료 저항성 우울증 치료제로 승인됐다. 비강 스프레이 형태의 에스케타민 외에도 케탈라(Ketalar)라는 주사제도 오프라벨 처방(허가 외 처방)이 가능하다. 모두 빠르게 작용하지만 환각효과를 일으킨다는 단점이 있다.
논문의 주저자인 뉴질랜드 오타고대의 폴 글루 교수(정신의학)가 개발하고, 뉴질랜드 제약사인 더글러스 파마슈티컬스가 제조하는 이 알약은 케타민 성분을 소량만, 그것도 며칠에 걸쳐 서서히 방출하도록 설계됐다. 연구진은 치료저항성이 있는 우울증 환자 231명에게 이 서방형 알약을 적당량 복용하게 하는 임상시험 실시했다. 8일째까지 168명의 환자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보였고, 132명은 완화를 고려할 수 있을 정도로 우울증이 개선됐다.
연구진은 이후 서방형 케타민 정제에 반응한 사람들을 무작위로 다섯 그룹으로 분류했다. 4그룹은 서방형 케타민 정제를 각기 다른 양으로 복용하게 했고, 1그룹은 위약을 복용하게 했다. 그 결과 가장 고용량의 케타민 정제를 복용한 사람은 30점 만점의 우울증 척도에서 14점이 감소한 반면 위약군은 평균 8점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용량의 사람들은 모두 위약보다 약간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 높은 용량을 복용할수록 완화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의 일원인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의 콜린 루 교수(정신의학)는 서방형 케타민 정제가 비강슾프레이인 에스케타민이나 주사제인 케탈라보다 더 효과적이고 싼 동시에 무엇보다 적은 양이 서서히 방출되기 때문에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병원에 와서 주사를 맞고 일주일에 한두 번씩 2시간 동안 의료 모니터링을 받는 것보다 환자가 집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어 훨씬 더 편리하다”며 “또 해리현상(환각) 없이 증세 호전을 경험하게 된다”고 말했다.
루 교수는 이번 임상시험이 서방형 케타민 정제의 효과를 측정한 첫 번째 임상시험이라며 대규모 임상시험을 거쳐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는데 몇 년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대규모 임상시험에서는 알약 형태뿐 아니라 주사제와 비강 스프레이 형태의 약효도 함께 비교될 예정이다. 루 교수는 “어떤 형태냐에 따라 사람들마다 약효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치료 방법을 확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여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1-024-03063-x)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