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오레곤대 보건과학대(OHSU)와 토마스제퍼슨대 공동 연구팀은 성숙한 정자는 신체 내 모든 세포의 발전소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를 약간 갖고 있지만 ‘온전한 mtDNA’는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엄마의 ‘미토콘드리아 DNA(mtDNA)’만 자녀에게 전달된다는 뜻이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박사(배아세포 및 유전자치료센터 소장)는 “미토콘드리아 DNA(mtDNA)는 세포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 있는 고유의 유전 암호”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미토콘드리아 DNA(mtDNA)가 아예 인간의 난자세포에서만 나온다고 인식해 왔다. 체내 모든 세포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미토콘드리아 수 천개가 운반하는 유전 암호를 엄마만 제공한다고 생각했다. 과학자들은 수정 과정에서 정자가 난자(또는 발달 중인 난자)와 결합한 직후, 아빠의 미토콘드리아 DNA는 면역 등 탐색과 파괴 반응을 통해 제거된다고 봤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 성숙한 정자는 소수의 미토콘드리아를 갖고는 있지만, 온전한 mtDNA를 갖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탈리포프 박사는 “각 정자 세포가 난자를 수정시킬 때 세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를 약 100개 가져오지만, 그 안에는 mtDNA가 없다는 사실을 이번에 새로 밝혀냈다"고 말했다.
또한 정자 세포에는 mtDNA 유지에 필수적인 단백질인 ‘미토콘드리아 전사인자A(TFAM)’도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정자가 왜 mtDNA를 후손에게 제공하지 못하는지 앞으로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자는 난자를 수정시키기 위해 미토콘드리아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mtDNA에 돌연변이를 축적하게 된다. 반면 난자는 자체의 미토콘드리아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주변 세포에서 에너지를 끌어와 쓰기 때문에 돌연변이를 일으키지 않는 깨끗한 mtDNA를 유지할 수 있다.[사진=게이티미지뱅크]
정자에 있는 세포소기관 약 100개는 각 난자세포에 내장된 미토콘드리아 수십만 개로 가득 차 있다. 각 세포소기관은 미토콘드리아 DNA 안에 유전자 37개를 갖고 있다. 엄마 mtDNA는 자녀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mtDNA 돌연변이가 쌓이는 위험을 낮춰준다. 일종의 진화 혜택을 제공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신체의 모든 세포에서 호흡과 에너지 생산을 통제한다. 또 mtDNA 돌연변이는 심장, 뇌, 근육 등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하는 기관에 치명적인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연구팀은 “산모가 자녀에게 mtDNA 장애를 물려주지 않도록 돕기 위해 기증자 난자의 건강한 mtDNA를 사용한 체외수정으로 돌연변이 mtDNA를 대체하는 ‘미토콘드리아 대체요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미국 의회의 불리한 결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런 방법을 이용한 임상시험을 감독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영국에서 질병 예방을 위한 임상시험이, 그리스에서 난임(불임) 치료를 위한 임상시험이 각각 진행되고 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번 새로운 발견은 인간의 난임과 생식세포 치료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토마스제퍼슨대 드미트리 테미아코프 박사(분자생물학)는 "정자가 성숙하는 동안 미토콘드리아 전사인자A(TFAM)가 수행하는 역할 등을 제대로 이해하면 특정 난임병을 치료하고 보조 생식기술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 결과(Molecular basis for maternal inheritance of human mitochondrial DNA)는 국제학술지≪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