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가물가물… 치매일까 건망증일까

건만증과 치매를 구분하는 기준은 일상생활 장애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내가 작년에 여행을 어디 갔었지?’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다녀온 여행 장소가 갑자기 생각나지 않은 경험은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건망증이라 여기지만 이렇게 생각나지 않는 일이 잦아지면 치매를 의심한다. 때때로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면, 건망증과 치매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주안나누리병원 뇌신경센터 우나은 과장은 “치매와 건망증을 구분하는 기준은 바로 일상생활 장애”라고 말한다. 치매는 기억력 저하와 언어 및 인지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자주 길을 잃어서 혼자서는 외출이 힘들다. 갑자기 자주 화를 내거나 괴팍스럽게 행동하는 등 감정 변화나 무기력해지는 노인성 우울증으로도 나타난다.

이와 달리 건망증은 일시적으로 기억하지 못하거나 기억하는 속도가 늦어지는 상태를 말하며,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특정 사건에 대해 자세히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전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기억한다. 여행을 다녀온 뒤 여행 첫날 방문한 관광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관련 단어를 들으면 떠오르는 경우가 해당한다.

건망증이라고 무조건 안심할 수는 없다. 건망증 증상이 경도인지장애와 유사하기 때문.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의 전 단계로 기억력이 점점 감퇴하는 질환이다. 경도인지장애를 방치하면 치매로 이어질 수 있기에 시기를 놓치지 말고 꾸준한 관리해야 한다. 실제로 정상일 경우 연간 치매 발병률이 1~2%인데,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10~15%에서 치매가 발생한다.

우나은 과장은 “치매는 환자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과 주변 사람에게도 고통을 안겨주는 질환이다. 오히려 치매가 암보다 더 무섭다는 말도 있다”면서 “치매는 초기에 치료할수록 중증으로 넘어가는 시기를 늦출 수 있다. 치매가 의심된다면 가까운 신경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인 두뇌 활동이 중요하다. 사람들과 자주 어울리고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매일 30분씩만 걸어도 치매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식습관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데 견과류, 과일, 채소, 통곡물 등 지중해식 식단이 권장된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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